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의 심장박동이 멈추지 않고 느린 웨이브 파동을 그리며 그대로 유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살아 있는 것이 분명했다. 사람에 따라 약간의 시간이 차이가 나지만 이처럼 오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본 적이 없었기에 다소 당황을 했지만 그 날 따라 응급실에 환자들이 몰려들어 그 환자에 대한 생각할 겨를 없이 바쁘게 보냈고 피곤한 몸을
"이놈의 감기 환절기만 되면 걸리니 죽겠습니다. 주사를 강한 걸로 놓아주던지 빨리 떨어지게 좀 해주세요." "어허... 감기가 주사 한방에 그렇게 쉽게 낳는 건가 이 사람아 .." "약 먹으면 1주일 안 먹으면 7일이라면서요 요즘 감기 말이에요.." "하하하.. 그렇다고들 하지 미지근한 물 많이
"우리가~"하며 외칠 때마다 들려오는 "남이가~"라는 소리와 누군가 또 "우리가~" 라고 했을 때 술잔을 부딪히며 "남이가~"라고 외칠 때면 지금까지 의미 없이 ~~위하여 하면서 건배를 들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또한 건배를 할 적마다 혼자라는 생각이나 외롭
얼마 전 필자는 10년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격식과 예의를 지키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데도 분위기는 반전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경로우대 받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입을 열었다. "얘들아 형한테 경로우대 그만하고 편하게 한잔 하자 평소에 니들끼리 즐기는 풍류 있잖아 그대로 가자 거기에 나도 좀
그는 친구의 전화를 끊고 공부도 안되는데 바람도 쐬고 여학생도 만난다는 생각에 기분은 들떴지만 주머니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내심 불안했다. 하지만 친구의 호언장담에 가지고 있는 몇 백 원으로 전철 표를 사고 전철을 탔다. 1시간 40분이 걸려 도착한 동인천역은 왠지 낮선 느낌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한테 시계탑을 물어보고 그곳에 갔지만 친구는 보이지 않고 외
"변호사님 이번에도 절도 사건인데 수임할까요?" 문을 열면서 들어오는 사무장이 웃으며 필자와 있는 선배를 보며 말했다. "피의자가 몇 살이에요??" "대학생인데 요번이 처음이라는데요?" "그래요 수임 하세요.. 그리고 내일 까지 사건기록 열람해서 갖다 주시구요" 필자는 그런 둘의 모습을
봉급생활 할 때 퇴근시간 되면 집에 들어오고 주말이면 식구들하고 가까운 곳이라도 다녔을 때가 좋았다고 비록 작은 월세 집에서 여유롭게 살지는 못했지만 그때가 더 좋았다고.... 그래서 몇 달을 일찍 퇴근하고 집에 신경을 써 봤지 그랬더니 당장 하는 일에 지장이 있더라구 거래처 마다 납품일 못 맞춰 하자 걸리고 제품 잊어버리고 결재 늦어져 신용도 떨어져 아무
"무능한 남편하고는 더 이상 살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사랑으로만 사는 건 아니잖아요?" 서울의 한 가정법원의 가사 조종실에서 이혼을 요구한 여자의 말이다. "사람이 돈 만으로 사는 건 아니잖아요! 사랑이 없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같은 시간 다른 법정에서 사는 게 돈이면 다가 아니라며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한쪽에
그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골수염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장박사의 소문을 듣고 그의 집과 병원 앞에 누워있으면 돈이 없어도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고 출근하는 장박사의 눈에 띄어 수술을 받아 완치되었다. 그리고는 수술 후 힘든 일을 하면 안 된다며 병원 경비원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일도 있다. 또 장박사는 사람의
"선생님 왜 이렇게 감기가 안 떨어지죠??" "요즘 감기가 그래요.. 물을 많이 드시고 피곤하지 않게 잠을 푹 주무세요.." 날씨가 추워지면서 여지없이 찾아오는 감기라는 친구가 필자를 괴롭혀 가까운 개인병원을 찾았다. 진료를 받기위한 대기실에는 20~30명의 환자들이 순번을 기다리며 처방전을 받고 수납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 가운데 아주 일부는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다. 아니 우선 자기의 이익이 있어야 행동을 한다고 하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만약에 나무꾼이 구렁이에게 물릴 것을 우려해서 제비를 도와주지 않았거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무관심 하게 지나갔다던가, 아니면 구렁이게 잡혀 먹는 새끼제비들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만 보았다면 나무꾼도 틀림없이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
"인생은 나무꾼과 제비야 그거 알어???" "그게 무슨 소리야 느닷없이..." "아 그게 말이야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 보니까 우리 인생이 나무꾼과 제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평소 가깝게 지내던 권순오씨가 필자와 일행들에게 말했다.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는 알아도 나무꾼과 제비는
그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기다리기로 하고 담배 한 대를 꺼냈고 라이터를 켜는 순간 보조석 시트에 검붉은 피가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순간적으로 그것이 아이의 첫 월경(초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여자든지 이미 경험한 생리라면 바지에 셀 정도로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거기에다 아이의 나이도 그렇고 당황하던 아이의 얼굴도 그것을 말해
컴퓨터 대리점을 하는 선배한테 한통의 컴퓨터 주문 전화가 걸려 왔다. "아는 사람 소개 받고 전화 드렸는데요. 컴퓨터를 구입하고 싶은데 여기는 칠곡이고 서울에 6학년 딸아이가 할머니랑 같이 있는데 사정이 어려워서 새것은 못 사주고 중고라도 있으면.. 사주고 싶은데 가능할까 해서요.." 그녀는 통화 내내 말끝에 자신이 없었다. "아
아들녀석이 앉자 있는 소파 옆으로 이모를 앉히자 아들녀석을 쓰다듬으며 "아이고 이녀석은 튼튼하구나 살이 몽실몽실 한게 단단하다" 그러자 아들 녀석이 이모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모할머니 아파요?" "어? 나 안 아픈데.." "에이 거짓말 엄마가 그러는데 이모할머니 가슴이 아프다고 했는데 ..&q
"엄마 지금 뭐해요? " 여섯 살 난 아들 녀석이 주방에 있는 아내에게 물었다. " 이모할머니한테 갖다 주려고 죽을 만드는 중이란다 " " 이모할머니한테요? " " 응. 왜냐하면 이모할머니가 지금 매우 슬프거든 얼마 전에 이모부 할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서 가슴에 상처를 입고 아파하셔....&q
무창포에 있는 필자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집필 중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은 무언가에 끌려서 전화를 받았다. 전화의 주인공은 대기업에 근무하는 친구 녀석이었다. 혀가 꼬부라진 것이 술을 어느 정도 한잔 한 모양인지 헤헤 웃으며 살가운 목소리를 뿜어내며 전화 연결이 되어서 기쁘다는 애교 섞인 녀석의 뒷말에 녀석이 고민거리가 있는 것처럼
북녘하늘 바라보며 애기봉(愛岐峰)에 우뚝 서 바람에 실려오는 임 손길 그리워 옷 고름 풀어 헤쳐 임 품인 듯 안기면 그 손길에 절정 올라 흰 살갖 드러내고 속치마 걷어 올려 임 맞으려 준비하면 아쉬움 한 덩어리 눈물 되고 한(恨)이 되어 이세상 하직(下直)하고 임 찾아 떠났구나 북녘 땅 바라보며 임 생각에 흘린 눈물 아리수강물 되어 대동강 물 만나니 서해(
며칠 전 밖에서 놀던 아들 녀석이 느닷없이 달려 들어와서는 필자에게 물었다. "아빠 노름이 나쁜거예요?" 거실 소파에 앉자있는 필자를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새카만 모습에 얼마나 뛰어놀았는지 이마자락에 흐른 땀에 흙먼지가 범벅이 되어 옷소매로 땀을 닦으며 코를 훔치며 대답을 듣고 싶어 서 있는 아들 녀석이 물었다. "노름? 노
그는 세상이 싫었다. 이렇게 된 자신이 더 싫었다. 딸아이 얼굴이 떠오르면서 괴로웠다. "그래 죽자 나 같은 놈을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는 애들한테 더 이상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고 죽자" 라고 생각하며 그는 자리에 일어나 입구를 향해 걸었다.걸을 때마다 바지 주머니에서 동전소리가 났고 손을 넣어 보았더니 오백 육십원이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