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냄새 나던 어릴적 추억들이빛 바랜 흑백사진 마냥 간간이 떠오른다 누런 갈대숲 사이로 상기된 웃음소리 자글거리고노을빛에 물든 강가에 괜한 돌멩이 하나 빠뜨려 본다 어렴풋이 다가오는 추억속에 그들은지금 어디에 있을까.....
지난 밤 헤매던 꿈속의 길들이 오래전 가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어쩌면 지난 생에 살았던 곳은 아니었는지…
겨우내 무심한듯 서 있던 마른 나무가지에붉은빛 매화가 늘어지게 피었습니다. 오랜세월 묻어온 못다한 이야기들을주저리 주저리 뱉아내는것 같습니다. 내 안에 고여 있는 붉은빛 사랑도주저리 주저리 뱉아낼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연초록 푸른잎에 빗방울 떨어져 수줍은듯 단장하고 봄나들이 가나보다 촉촉히 내려앉은 봄날의 싱그러움이 먼지 낀 내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놓네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연초록 새순이 여물디 여문 나뭇가지를 뚫고 세상구경을 나왔네 인색하던 빗물도 수고로움을 아는지 무지개빛 예쁜 방울 가지마다 달아주네
고향집 장독대에 청개구리 앉아있네 봄이 오나 궁굼해서 살펴보려 왔나보네 초록색 옷을 입고 쪼그리고 앉은 것이 팔딱대는 개구쟁이 고향집 조카 같네 따뜻한 햇살받고 무심히 앉았다가 몰려오는 졸음에 빠질까봐 걱정되네
나를 좋아하는 이는 주는것 없이 싫고 내가 좋아하는 이는 무뚝뚝하기 짝이 없네 두 마음을 훔쳐다가 바꿔치기 하면 안될까
고드름 동네에 오늘 뭔 일이 있나보다 무지개빛 치장을 하고 손님을 맞는다 겨울이 떠나간 깊은 계곡에 오롯히 모여 영롱한 빛을 발한다 아마 못다한 일들을 아쉬워하며 쫑파티 라도 하는지 모르겠다
바람결이 다르다. 강물은 쉼 없는 빗질로 얼음장 녹이고 햇살은 대지 곳곳 겨울의 앙금 위에 투신하며 계절의 반란을 준비한다. 봄- 그 경쾌한 ‘무중력’ 아직 검은 외투를 벗지 못한 그대에게 느낌표 하나 띄운다. ‘봄’은 꼭 온다는 연둣빛 희망을
겨우내 메말랐던 대지에 단비가 내리고 까칠했던 가지마다 푸르름이 돋아난다 겨울을 밀치고 빼꼼히 고개내민 꽃망울 들이 갓 시집 온 새색시 마냥 조심스레 두리번 거린다 성질 급한 진달래꽃 서둘러 잎을 피우며 돌아가는 세상살이 훔쳐 보는듯하다
햇살좋은 절집 난간에 예쁜 이불이 화사하게 널려 있네요 추운겨울 한켠에 밀려있던 봄 이불이 이제 기지개를 키며 수줍은듯 웃고있네요 회색빛 승복에 감추신 몸과 마음이 햇살 받은 봄 이불에 살포시 묻어나네요
바람 잔 날 무료히 양지쪽에 앉아서한방울두방울슬레이트 지붕을 타고 녹아내리는추녀물을 세어본다한 방울또 한방울천원짜리 한 장 없이용케도 겨울을 보냈구나흘러가는 물방울에봄이 잦아들었다詩 박형진
잿빛하늘 산골길을 마른풀잎 친구삼아 타박타박 걷는걸음 산골길은 겨울이네 한겨울의 매운바람 온몸으로 끌어안고 잎새없는 가지마다 마른침묵 드리웠네 여기저기 손내밀어 겨울나기 위로하며 3월춘풍 오시기를 이심전심 전하는데 어디선가 매화향기 바람타고 실려오네 설레이는 반가움에 이리저리 쫓아가니 갈색수풀 뒤에숨어 수줍은듯 피어있네 모진바람 눈비속에 죽은듯이 자리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