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돌아앉은 산, 안개 헤치고 먼 곳 살핍니다. 가을은 아직 안 보입니다. 늦더위만 보입니다. 하지만 한 장 넘어간 달력 속엔 갈색풍경 그득합니다. 세상도 곧 저 속으로 들어가겠지요. 조금씩 겸손해지는 햇살, 여름이 흘린 땀을 여물립니다. 벼들도 조금씩 고개 숙입니다. 기다리는 건 늘 옵니다.
금정산엔 비가 내리면 계곡물이 모여 들어 이런 풍광을 볼 수 있다. 장마때 부터 8월사이 이런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물론 사진으로... 전문 사진가가 아니면 찍기기 어렵다. 물론, ND필터를 사용해야 한다. 이곳은 금정산 북문 입구 에서 교육원으로 내린 청류를 카메라가 잡은 것이다. (2011.8.28.)
햇빛 쏟아지는 8월 마지막 주일, 그래, 자애로운 힘을 풀어 모든 상처를 사르고 떠나라. 수마가 할퀸 산하를 어루만지고 아직도 젖어 있는 가슴들을 덥히고 가라. 아리고 아팠던 8월, 그 시름더미 속에서도 뀌뚜라미는 운다. 그대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해질녘 동백섬 밑 벤치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파도가 울고 새가 웁니다. 그러나 그 울음에는 슬픔이 없습니다. 그냥 고요하고 편안합니다. 저 멀리 오륙도에 분별의 경계가 사라져 그 곳은 고요한 평화입니다.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소낙비가 쏟아집니다. 틈새가 없어 동백나무 밑에 비를 피합니다. 사람들이 떠난 등대에서 광안대교를 봅니다. 발아래는 바다수국이
침침한 하늘, 어느 마지막 저녁 같습니다. 손수건처럼 젖은 구름, 당신의 하늘도 젖어 있겠지요. 너무 멀군요. 그곳은, 아득함이 쓸쓸함으로 다가 옵니다. 자고나면 또 한 발 멀어진 여름, 다시 나 홀로군요. 소나기처럼 스쳐간 만남, 이제 추억 접어 사진첩에 넣습니다. 아픔까지도 소중히. 그럼. 총총.
태풍‘무이파’가 올라옵니다. 바람이 바람에 몸 섞고 비가 비를 부르는 저 거대한 힘, 헹굼인가요, 씻김인가요. 격정인가요, 분노인가요, 누굴 만나러 올까요. 무엇을 날리러 올까요. 당신의 태풍‘무이파’속으로 들어가 실컷 울고 싶습니다. 내안의 죄의식도 모두 날려버리고 싶습니다. 푸른 하늘이 보일 때까지.
물먹은 이불보따리, 물먹은 가구, 물먹어 무거워진 삶 널어 말리면 그새 못 참고 다시 소나기. 하늘은 여전히 수상하다. 사람이 수상하니 자연도 수상한가. 수상한 세월을 딛고 건너갈 징검다리는 무엇인가. 바다물결도 일서서는 8월. 종일 심란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무엇이든 쉽게 단정하지 말고 쉽게 속단하지도 말고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바랄 것도 더 잃을 것도 없는 나. 저녁마다 제 그림자만 데리고 누울 곳으로 돌아간다.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날, 연밭을 찾았 습니다. 연꽃이 함초롬히 예쁘게 피어 향기를 더합니다.(7월 16일 새벽 5시경, 곰내 연밭에서)
이렇게 오래 지워지지 않는 거냐. 사랑아 너는, 돌담 밑 함초롬한 봉선화 꽃밭. 하얗게 붉게 피던 7월의 꽃밭. 꽃보다 이쁘던 아이. 꿈자락까지 꽃물 들고. 밤새 끙끙 앓던 소년. 소나기 들판을 달리든....,모를꺼야. 아들아 너는, 아빠의 꽃밭에 자라는 비밀을. 네 꿈속에서도 꽃씨 하나쯤 날아들어야 할 텐데......,
날씨가 썩 좋지 않다. 8일부터 10일까지 영도 태종사에선 ‘ 수국축제’가 열린다. 8일 아침 6시 경 도착, 태종사를 찾아갔으나 해무로 시야가 흐리고, 비가 내렸다. 이곳은 해무로 수국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알려졌다. 색색이 수국이 자라고 있어 부산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이다.
금정구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습니다. 비경이라 해야겠죠. 허나 장마철 물이 없으면 볼품없는 곳입니다. 장소 공개를 하긴 해야 는데 훼손을 걱정해서 공개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아름다운 곳이 금정구에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그러나 사진으로 담아 좋은 것인지 모릅니다. 신록이 우거진 여름 장마가 계속되며 이렇게 아름다운 비경을 연출했습니
사무친 그리움. 하늘이 먼저 우는가. 굵은 빗방울이 창을 때린다. 베갯잇 저시다 꿈길 따라 찾아간 그길, 그리운 고행. 산천도 나처럼 늙었을까. 아니면 자식처럼 젊어졌을까.
남녘, 장맛비에 젖는 것이 어디 대지뿐이랴. 논보다 먼저 농심이, 밭보다 먼저 할머니 가슴이 젖는다. 왠지 우울한 주말, 고향에 전화를 했다. "할머니, 어제 꿈에 보이데요. 몸은 좀 어떠세요? "라며 안부를 전했다. 우린 지금 큰 사랑은 놔두고 작은 사랑에만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닌지.사진은 부산 동구 범일 5동 매축지. 친구 등 많은 영
아침안개 몸을 푸는 숲, 싱싱한 잎들의 율동에 맞춰 팽팽하게 퉁겨 오르는 햇살, 무어라 무어라 쟁쟁거리는 물소리, 새소리, 그 생생한 소리들이 옷깃을 당깁니다. "왜 들어오지 못하고 자꾸 오르기만 하지." 주말 오후, 숲을 빠져 나온 바람 한 줄기, 순하디순한 산길 하나 열어놓습니다.
범어사 경내 암자 등나무 입니다. 금정구청이 몇년전 가꾸었을땐 참 아름다웠습니다. 명색이 천년 기념물인데, 지금은 손보는 이 없어 소나무 등 잡 나무에 기생하는 볼품없이 방치된 거나 매 한지입니다. 경내 암자 스님이정성스럽게 가꾼 "등나무"를 보러 오라는 말에 바삐 들려 한 컷을 했습니다. 지금 스님들이 결재 중이라 살짝 했습니다.
초여름, 스포원의 아름다운 밤풍경이다. 여름 저녁 나들이 장소로 적격인 곳. 가끔 초저녁 분수를 올려 밤 하늘에 별과 아우러진 정경을 마음에 꼭꼭 넣어 준다.
보라구, 자연 속엔 직선이 없지, 인간만이 선을 긋고 그 안에 갇혀 부대끼지, 봄과 여름이 바뀌는 걸 보라구, 얼마나 은밀한가, 아마 오늘처럼 안개낀 아침에 서로 몸을 섞을 거야, 허물은 바람이 실어가겠지, 우리들 사랑도 우정도 선을 긋지 마, 그 선에 찔리니까, 강은 깊을 수록 소리를 안 내지.
그건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