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오라기 한 올 안 걸쳐도, 나무들 알몸으로 찬바람 견디는 것은, 발밑에 따뜻한 피가 흐르기 때문이다. 땅 속에서 타오르는 생명의 불길, 추위가 왔다가도 사나흘이면 물러가는 것은, 저 숨은 불길 때문이다.희망은 늘,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춰져 있다. 보이지 않아도, 별들은 대낮에도 빛나고 있듯이.
가을산은 어느덧 폐가처럼 황량해 갑니다. 한 시절의 격정 불사른 나무들, 맨몸 허전해 그림자 키웁니다. 깨진 낙엽조각 밟으며 단풍을 추억해 봅니다. 떠난 것들의 빈자리가 눈에 밟히는 계절, 상처 지우면 새살 돋을까요. 눈 없는 소실, 첫 눈을 기다립니다.카메라와 친구가 된 지 오래입니다. 30년이나 되었으니 뭔가 보일 법도 한데, 렌즈 속 세계는 미지입니다. 사진이론을 아무리 공부해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진의 영역이 분명 존재합니다.사진을 잘 찍으려면 지식보다 감각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사진은 세심한 관찰력에서 비
범어사를 가끔 오갔지만, 보호수인 ‘은행나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제 아침 7시30분경 범어사에 가는 가을을 붙잡으려고 작정하고 찾았다.가는 가을 단풍들이 소곤소곤 잎끼리 재잘거리며 가을을 아쉬워하고 떠남이 보였다. 그 중 노란 ‘은행나무’잎에 빛이 내려앉자 아름다운 모습을 안겨 주었다.오늘처럼 햇빛 좋은 날에는,,, 어디선가 너의 향기가 나고, 어디선가 너의 목소리가 들리고, 어디선가 불쑥 네가 나타나 “안녕”하며 인사할 것만 같았다.마음도 멈추었다. 빛이 은행나무에 멈추는 시간, 은행나무가 바람을 따르는 시간, 바람이 햇빛
제주도 시흥포구를 걷다가 암벽에서 핀 '해국 꽃'을 만났다. 무리지어 활짝피어 지나가는 이들 걸음을 멈추게 했다. 개화시기는 보통 9~11월로 연한 자주색의 꽃이 피며 잎은 풍성하게 녹색이다. 꽃말은 순수한 사랑, 기다림, 역경을 만나도 굴하지 않는다. 꽃을 보면 발을 멈추고 보고 싶는 꽃이라 할까. 누가 돌보지 않아도 강인하게 피어난 해국꽃을 관찰하며 서민들 애환을 바다내음과 어우러져 나타내는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제주 ‘용눈이 오름’ 정상에 뭉게구름이 길손들을 환호하게 합니다. ‘용눈이오름’은 훼손으로 인한 휴식년제로 출입 통제로 이 사진은 도로에서 400mm 망원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관광객들은 출입이 통제된 주차장에서 잠깐 정상에 흐르는 구름을 쳐다보며 가을을 환호합니다.주 피사체인 구름과 배경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사진으로 표현했습니다. 같은 피사체도 찍는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납니다. 선, 면, 곡선이 아름다운 피사체를 마음으로 표현 하기란 참 어렵습니다.루게릭병으로 아쉽게 생을 마감한 사진가 김영갑도 오름이나 들판에서 사계절을 용눈
가을이 깊어 가며 초겨울을 부릅니다. 제주의 가을을 편지로 보냅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제주 교래리 입구 카페에 '핑크 뮬리'가 한창 입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러 온 청춘들은 우산을 함께 들고 '핑크뮬리' 카페를 찾아 줄지어 걸음을 옮기며 휴대폰를 찰칵하며 즐거움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청춘, 생각만하여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민태원의 '청춘예찬'에서 빌려왔습니다. 이젠 그 청춘을 되짚어볼 뿐 그 시대는 가버렸죠. '핑크뮬리' 외래종인데 가을이 오니 너무 예쁩니다.그러나 가을은 가고 있는데 가을비가 내리며 아직도 여름은
‘소’를 주제로 널리 알려진 이중섭 화가 피난시 거주지인 제주 서귀포를 14일 찾아 갔다. 그러나 미술관은 온라인이어서 관람하지 못하고, 거주지만 둘러보고 왔다.이중섭화가는 1951년 1월경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서귀포로 피난와서 2월경에 부산으로 떠나기전 까지 약1년동안 서귀포에서 작품활동을 하였다.서귀포는 이중섭 화가의 작품세계에 있어서 시-공간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곳이다.새로 단장된 말끔한 미술관이며 이중섭 거리라 하지만 그 일대는 화가의 옛 모습과 작품을 모방한 선물 가게로 관광객이 눈길을 끌도록 그 일대가 설계
가벼운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코스모스/ 꽃잎이 날개이냐/ 날개가 꽃잎이냐/ 한용운 님의 ‘코스모스’에서 빌려 왔습니다. 가을이면 길가에 흐트러진 코스모스를 봅니다. 그러나 그냥 지나기 일쑤이죠. 하도 흔했으니까요. 분꽃도 그렇고요. 25일 해운대 문텐로드를 걷다가 코스모스를 봅니다. 그리고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그 옛날 어릴 때 옛 얼굴들 기억의 끈이 이어집니다.지난해 타계한 친구 장영철 생각이 떠 올라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산 중고를 나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요양병원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에 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모바일 예매권이 이번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특별 할인 가격으로 판매된다.9월 15일(수)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번 방송을 통해 모바일 예매권을 정가 대비 20% 특별 할인된 가격으로 한정 수량 판매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 처음으로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연계해 새로운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부산국제영화제를 손꼽아 기다린 시네필과 새롭게 영화제를 찾을 관객들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의 향취를 온라인으로 먼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시간 외에도 부산국제영화제의
* 안개를 밀치고 눈뜨는 아침, 옹골지게 살이 차는 이삭들 고개를 숙인다. 어김없이 염량(炎凉)의 '아름다운 법칙' 잘못 살았다. 세상을 이끌어 본 사람들, 웃자란 고개 숙일 줄 모른다. 핏발 선 항변, 분이 뭉친 표정들......, 그들을 저 들녘에 세워라. 허수아비 곁에,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볼 허망한 꼴을 당할 그들이 보인다.* 흑염의 꼬리를 자르고, 여름의 허물을 씻기는 굵은 빗줄기, 열기품은 도시와 열에 들뜬 가슴에 꽂히는 빗살무늬, 아프다. 매운 세월을 건너온 사람들,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가. 공방만 있고 청산은 없
저 푸른 하늘과 바람은 대자연의 노여움인가, 축복인가. 쏟아지는 햇살, 침묵의 불볕, 가는 곳마다 말없음표 또는 의문부호, 우리 시대의 코로나는 무엇이며, 소나기는 무엇인가. 오후엔 시위하듯 떼구름, 소나기 느닷없이 대지를 때리고, 다시 침묵에 잠기는 수상한 여름.왜 그리 대통령 후보는 많은지, 나라가 걱정이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 애처롭게 핀 무궁화를 본다. (2021.8.1 온천천에서)
흐린 날, 복권을 산다. 안주머니 깊이 넣어 두던 5일치의 희망. 때가 되면 버릴지라도 희망 있음에 내일을 품을 수 있지. 비가 쏟아질 듯 말 듯. 잠자리 떼 몸 낮춰 큰 잎을 찾아 처마 삼고, 훅훅 습기 뿜으며 달려드는 동남풍. 이내 비가 온다. 갑자기 흐느끼는 풀잎들. 오늘은 누가 흐느끼나.
남쪽으로 부터 올라오는 구름, 어릴적 다닌 작은 교정엔 지금은 어떤 아이들이 재잘거릴까. 15일은 스승의 날, 문득 떠오르는 선생님의 얼굴. 선생님의 회초리가 떠오른다. 이제 사랑의 매를 누구에게 맞아보나. 노인만 있고 어른이 없는 우리 사회, 따뜻했던 선생님의 회초리가 그립다.
18일 아침 해운대 청사포에서 미역말리는 할머니를 카메라가 포착했다. 공손히 인사드리고 한 컷 했다. 바다 돌무리에서 아들이 채취한 미역이라고 설명한다."맛이 다릅니까? "라고 묻자, 할머니는"임금님 수랏상에 올랐던 기장 '돌미역'이다"라고 말했다.
용눈이 오름에 눈이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다. 눈이 용눈이 오름에 내리는 것은 흔한 풍경이 아니다. 16년 동안 계절별로 용눈이 오름을 사진으로 담았지만 눈이 쌓이는 풍경은 흔치 않다. 어쩌다 눈이 내려도 바람 때문에 눈이 쌓이지 않는다.또, 급히 용눈이 오름을 찾아간 것은 제주도청이 구좌읍 용눈이오름을 2021년 2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2년간 자연휴식년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탐방객 증가로 인한 훼손 가속화'가 시행 근거다.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되면 용눈이오름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용눈이오름은 368개나 된다는
제주의 풍경은 빛의 풍경이다. 선명한 색채, 물의 반짝임, 대조적으로 생겨나는 음영, 이런 모든 것들은 제주의 강렬한 태양, 바람의 만들어 내는 것으로...아플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빛을 발하며 눈에 들어오며 깊이가 느껴진다./수평선에서 스콜이 세차게 내린다. 바람은 파란하늘을 집어 삼킬 기세로 크게 펼쳐진다. 선명하게 빛나는 코발트 블루빛 바다와의 명암대비가 신비한 세계를 그려냈다. /(사진은 2월30일 오후 제주 섭지코지에서 찍었다.)
# 초가집 기둥이었던 주춧돌. 약150여년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할아버님이 경남 동래군기장면 연화리에 거주하다가 제주로 주거지를 옮긴 후 초가집을 짓고 살았는데, 그 때 사용했던 주춧돌이다. 흔적으로 보존되어 있어, 조부모를 기리기 위해 집을 지으며 입구 중정에 앉혀 놓았다. 지난 1일 눈이 소담스럽게 내려앉아 서정적이어서 한 컷 찍었다. 조부모에 대한 예의가 아닌지 모르지만 내 가족들에겐 소중하고 귀중한 유품이어서 내리 전해 질 것이다.
제주에서 한라산 작업을 하는 김봉선(74) 사진작가께서 지난 21일 촬영한 ‘겨울 한라산’ 풍광 사진을 보내왔다.한전 제주에 근무하면서 제주 한라산에 매료되어 한라산을 '테마'로 5백여번 등정하며 작업하는 국내외로 알려진 유명한 풍경사진가다.유명한 국제 행사시에 이 분의 한라산 작업을 사용할 만큼 국내에서 한라산 작업을 많이 하시는 분이다. 한전 퇴직 후 고향에 가지 않고 제주를 고향처럼 아끼시는 분이다.우연한 인연으로 김봉선 사진작가 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인연을 이어왔는데, 2019년 김 선생 댁에서 머물며 한라산 풍광의 이모
가을 꽃 국화가 눈길을 붙잡는다. 어느 꽃가게에서 너무 여뻐 양해를 구해 한 컷했다. 이 꽃이 피고 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러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 살다 가겠지요. 시간이 주어지는 한...정성을 다해서 성실히 살이야 합니다. 국화꽃을 보면 ‘서정주’ 시인이 시구도 생각나지만, 시간이 좀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이 좀 천천히 흐르게 만들 수 있을 까요?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다음 주 휴일이 찾아오면 또 다시 시간이 흐름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또 연구해
저는 사진을 시작한지 약30년이 넘었습니다. 한국사진작가협회에 입회한지 올해로20년이 되었습니다. 사진을 한 동기는 신문제작을 하면서 부터입니다. 그 당시부터 했으니 오래 됐습니다. 정통적인 사진수업은 동아대 평생교육원에서 1년정도 기초이론을 배웠습니다. 주로 보도사진을 찍으며 이것 저것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다 자연풍경인 제주도 ‘용눈이 오름’을 테마로 정하고 찍은 지 약10년은 넘었습니다.‘용눈이 오름’을 작업 한 것은 다음기회에 이야기하겠습니다.이 사진은 일본에서 찍은 것이다. 故人인 숙부가 민단에 감찰위원으로 있을 당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