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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광문은, 지금 복원되어 관광명소가 되어있는 청계천가에 사는 걸인이었다. 어느날 그는 동료들이 동냥 나가있는 동안 병든 아이와 단 둘이 움막을 지키게 되었다. 광문의 간호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끝내 숨을 거두었고, 동료들이 돌아와서 그를 의심했다. 아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채로 광문은 청계천가에서 쫒겨나게 된다. 걸인들은 아이의 시신를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9.03.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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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옛날 옛적에 어떻게든 먹고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속담일 거다. 비슷한 의미의 일본속담 花より団子(꽃보다 경단)에서 그 제목을 따온 일본만화를 우리나라 공영 방송사에서 드라마로 제작했다. ‘꽃보다 남자’라는데, 특별한 이유없이 인기가 초절정이다. 아직도 가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9.03.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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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큰 별이 떨어졌다고 전국에 애도의 물결이 출렁인다. 한국 하늘에 초록별이 사라져버렸다는 상실감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별은 캄캄한 밤하늘을 밝히고 방랑자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며 내일의 희망을 품게 한다. 전세계 최연소/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이었던 故 김수환 추기경의 빛은 초록이었다. 그가 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9.02.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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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신문, 라디오와 T.V, 급기야 인터넷까지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발달 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들의 소통은 원활하지 못하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 을 수 있는 미디어라는 고급스런 소통 도구까지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사회의 대화는 서로 통하지 못하며 크고 작은 오해를 낳고 있을까. 사람이 아닌 강아지와도 [소통]을 바랄 때, 우리는 어떻게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9.02.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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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 석탑에서 사리봉안기(舍利奉安記)가 출토되자, 삼국유사의 서동왕자와 선화공주가 구설수에 올랐다. 여기에 “미륵사 석탑이 무왕 당시 백제 최고 관직인 좌평 사택적덕의 딸인 왕비가 서기 639년 세운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을 비롯, 우리가 미륵사 창건 주체가 선화공주가 아니라고 단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9.01.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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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나는 그를 또 다른 나라고 입력했다. 핸드폰에 저장된 닉네임이나 메신저 대화명까지 또 다른 나였던 그가, 열한 달 후엔 나와 함께 ‘우리’가 되었다. ‘우리’가 되고나면 한 지붕 아래서, 달랐던 취미가 비슷해지고 모난 성격도 둥글어지려니 했는데 예상과 달리 그렇지 않았다. 나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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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2009.01.1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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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의 포커스는 섬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우리가 독도를 지켜준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를 지켜주었던 것은 독도였다.”는 내레이터(narrator)의 반성처럼, 우리들이 각각 독도 수호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객관적으로 고찰한다. 관객이 감동을 느끼는 것은 미미한 역할조차 해오지 않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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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2009.01.0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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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하늘을 올려다보는 횟수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반짝이는 별은 생각만 해도 우리들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UN이 지정한 "세계 천문의 해"라 하니 별과 천문학을 향한 우리들의 관심이 여느 해보다 커질듯 하다. 고대 동양의 천문학은 모든 학문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12.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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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거나 잔재주를 피우는 것만이 트릭일까? 고대 중국의 손자병법에서도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했으니, 사회가 복잡해질 수록 인간관계에서 승리하기 위한 테크닉도 점점 더 발달 할 수밖에 없겠다. 그 테크닉을 트릭이라고 정리한다면, 분명히 삶을 빛내줄 성공의 비법이 될 수 있다. 흔히 정보력이 승리를 좌우한다고 하지만,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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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2008.12.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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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주의 별만큼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만나게된다. 사람이란 또하나의 세계라는 말처럼, 우주만큼 신비로운 것이 사람이다. 일본의 천재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999]는 꿈의 실현을 위해 은하를 여행하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에게 영원한 생명의 꿈을 갖게하며 용기있게 여행을 떠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어머니의 죽음이다. 작가의 통과의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12.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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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키스였다. 흡사 가위에 눌린 듯 양손을 바들바들 떨다가 힘겹게 상대를 밀어내고 나서야 눈을 떴다. 내 생애 최고인지 최 악인지 분별할 수 없는 키스를 며칠 전 꿈속에서 했다. 심상찮은 꿈임에 분명한데 해몽을 서두르기보다는 상대가 누구 였던가 내가 했던가 당했던가 따위를 고민하느라, 그 날 종일 멍 한 상태로 지내야 했다. 키스란 마음을 빼앗는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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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2008.12.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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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에 절인 노란 속배춧잎를 엄마 몰래 야금야금 골라먹다가 배탈이 나기도 했다. 연중행사 같았던 11월의 김장 담그는 날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고단하면서도 기쁜 잔칫날이었다. 시끄러운 수다떨기와 바지런한 손놀림은 신통하게 박자가 맞아떨어져, 한나절이면 집집마다 겨우내 반식량이 될 김칫독이 그득해졌다. 그러면 때늦은 점심을 둘러앉아 다같이 먹었다. 김이 설설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11.1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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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통틀어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사랑이라고만 여겼었다. 그 생각에 반전을 가져오게 한 책이 있는데, 제목부터 의심스러운 *[그날 밤의 거짓말]이다. 국왕 암살 음모죄로 다음 날이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질 네 명의 죄수; 학생 군인 시인 그리고 정치인은 밤새 가장 치열했던 생의 순간을 각자 이야기 하게 된다. 사령관은 그들에게 배후자를 무기명으로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10.2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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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중반엔 인사동으로 소풍을 나갔다. 부산에서 바다를 찾듯, 그만큼 자주 또 그렇고 그런 심정으로 낡고 좁은 골목을 돌아다녔다. 어두워지거나 지치면 어김없이 故천상병 시인의 작품 제목이기도 한 찻집 [귀천]에 머물렀다. 벽에 걸린 시인의 싯구절 중 "돌아가리라"에서 나는 늘 약속과 위안의 뉘앙스를 받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땐 이 세상을 새벽빛과 노을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10.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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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사람이여 산으로 오라한다. 산꾼 아닌 이들까지 단풍과 양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등산을 나서는 계절이다. 푸른 하늘 아래 아름다운 오색 가을이 제대로 익어가고 있는 곳이 산이다. 그러나 여름의 연장이라기보다는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의 산인 만큼 미리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방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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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2008.09.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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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팔월 보름은 밝고 풍족했다. 오색단풍 황금들녘은 인심까지 넉넉케 하였으니, 걸인도 배부른 시절이었다. 온 식구들이 함께 전을 부치고 송편을 빚어서 정성껏 차례 상을 차려내었고, 온 마을 사람들이 같이 어울려서 놀이하며 달을 맞았다. 아마 농사일로 지친 서로에게 기운을 복돋워 주었을 테고, 이 땅에서 살게 해준 조상께 감사드리고픈 마음이 저절로 일었을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09.0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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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금정체육공원이 [스포원파크]로 새단장 된 덕을 톡톡히 보았다. 종래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만끽해온 데에 각종 놀이시설이 더해져서, 부산 금정구에도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멋진 테마공원이 탄생한 것이다. 그중 워터파크는 아이들의 물놀이 천국이다. 전체적으로 수심이 얕아 사 고의 위험이 적다. 아이들이 실내의 이벤트 탕에서 물벼락을 맞으며 뛰어 노는 동안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08.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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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숨어있어서 아름다운 건 사막뿐이 아니었다. 골짜기가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진다고 뱀사골일까, 지리산 뱀사골의 물은 한여름 더위와 삶의 갈증이 싹 가시도록 차고 맑았다. 초록이 짙은 7월의 지리산 정기가 거기 풀린 듯, 녹차 향이 날것만 같은 계곡 물에 못생긴 발을 담그기가 참 미안했다. 가족이 좋고 친구도 좋지만 산만큼 혹은 물만큼이야 하겠냐고 혼자 종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07.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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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다 보니 쉬고싶었나 7월 이니까, 구름 뒤에 기대거나 빗물 속에 잠기고 싶었다 파랗게 자란 벼가 목이 타서 고개를 꺾고 미나리 밭에 물 흐르는 소리 대신 사납게 개가 짖으니 이 모순(矛盾)된 시간을 견디느라 곰팡이가 피도록 잠 못드는 밤이면, 차라리 원망한다 단숨에 피우고 영글게 하려던 그 정열과 패기는 죄다 어디 갔냐고.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07.0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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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매일 아침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동급생과 함께 유치원 버스를 탄다. 오늘 동급생의 눈물자국이 채 마르지도 않은 심술난 얼굴을 보더니, 나름대로 위로를 하기 시작했다. 얘 엄마 말에 의하면 또래에 비해 허약한 탓에 한약을 먹이기 시작했는데, 워낙 쓴 약이라 복용 때마다 크게 애먹는단다. 딸아이는 동급생에게 이래저래 말을 붙여봐도 별 반응이 없으니까,
무지개를 완성하는 보라
이보라
2008.06.18 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