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에게 꽃을 즐겨 선물한다.
꽃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환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지 실감했던 오래 전 기억 때문일까...

친척의 가게 일을 돕기 위해 날마다 꽃에 둘러싸여 지낼 때가 있었다.
지금처럼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던 5월이었다.


자주 들러서 아내 선물, 딸자식 선물이라면서 꽃을 사는 멋쟁이 남자 손님이
그 날도 가게에 들렀다. 그리고 새빨간 장미 한 단과 안개꽃을 함께 포장해 달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꽃이기도 했기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려가며 정성껏 꽃다발을 만들었다.
손님도 "결혼 기념일을 위한 아내 선물인데 참 근사하다"면서 마음에 들어했다.

그리고 장미를 따로 한 송이만 더 포장해 달라고 했는데,
꽃값을 치른 후 그는 한 송이 장미를 내게로 내밀었다.
"꽃집에서 일하는 사람한텐 꽃 주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요."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기에 미소가 저절로 나왔다.

꽃으로 말보다 더 진한 표현을 할 수 있다.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미안해…
소중한 사람들에게 꽃을 선물할 수 있는 핑계가 많은 오월이,
내겐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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