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남 전 부산시의회 의원
 이조 세종 때 맹사성은 지위가 정승에 이르렀다. 어느 날 병조판서가 정승 집엘 찾아 갔다가 마침 내리는 비에 옷이 흠뻑 젖었다.

「일국 정승의 집이 비가 새거늘 판서집이 어찌 이럴 수가...〬」그는 말없이 자신의 대궐을 헐어버리고 몸채 하나만을 남기게 했다.

공자시대는 덕치의 정사가 이루어져 명망이 높았다. 무사가 가노를 죽이고 또 가노는 군주를 해치는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정치와는 격이 달랐다. 제자가 물었다.『덕치(德治)란 어떤 것입니까?』

공자(孔子)는 이렇게 말했다.『정치를 하는데 덕을 행하면 천하의 인심은 자연히 귀복(歸復)하여 그것은 마치 북극성(北極星)이 한자리에 머무르고, 많은 별들이 그 주위를 싸고도는 것과 같다.』

계강자(季康子)는 노(魯)의 세 가노(家老)중에 으뜸가는 세력가(勢力家)였다. 하루는 공자에게『정치란 무엇인가?』를 물어 보았다.
『정(政)은 정(正)을 뜻한다. 네가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먼저 바르게(正) 도(道)를 행하면 다른 사람이 正을 행하지 않을 때 맵게 다룰 수가 있을 것이다.』

위정자(爲政者)가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교화(敎化)가 저절로 이루어진다. 위정자가 바르지 않을 때는 명령을 내려도 백성은 복종하지 않는다. 공자의 생각은 모든 것이 이런「正」에서 비롯한다.

서양정치의 미덕(美德)을 제도의 기교(技巧)에서 찾아 볼 수 있다면 동양의 정치는 인간정신(人間精神)의 향훈(香薰)에서 그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매사가 스스로 옳은 데서 판단의 기준이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덕치(德治)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는 모든 도덕의 총화(總和)를 보여주는 예술(藝術)의 경지(境地)이다. 동양의 정치는 가슴으로, 서양의 정치는 머리로 하는 셈이다. 그러나『가슴』에만 치우칠 때, 정치는 무슨 수도(修道)처럼 되기 쉽다.

『머리』의 그것도 필요하다. 영국의 名首相인「처칠」은 기자들로부터 정치인의 자질에 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것은 내일, 내주, 내월(來月), 그리고 내년에 무엇이 일어날지를 예언할 수 있는 재능이다.』이 말은 정치가의「머리」를 강조해선 한 이야기다. 그러나 다음 말을 기다려보자.

『그리고, 후일(後日)에 그 예언이 맞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재능(才能)이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다.』역시「가슴」과「머리」의 조화(調和)를 그는 잊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분명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20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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