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나 기념 또는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남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것을 선물이라고 한다.
지난 날 우리 선조들은 가을 추수가 끝나거나 명절 때가 되면 그동안 신세진 분들이나 평소 고마운 분들 아니면 이웃들과 서로 선물을 주고받았던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다. 이러한 풍습은 오늘 날까지 이어지지만 날이 갈수록 선물이 지닌 원래의 뜻이 퇴색되어져 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누구나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러나 때로는 그 선물이 부담스러워 지거나 아주 기분 나쁜 경우도 있다. 선물이란 받는 사람의 마음이 편해야 하고 부담이 없어야 한다. 부담이 없어야 한다고 아주 보잘 것 없는 물품을 선물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모욕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제 명절이 가까워지고 있다.
나는 그동안 사회활동을 하다 보니 평소 소원했던 분들에 대해 명절 때 마다 선물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된다.
선물이란 상대의 수준에 맞추어야 하고 그기에 못지않게 내 수준에도 맞추어야 한다. 단체에게 하듯 모든 사람에게 똑 같은 선물을 일률적으로 하면 편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선물이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물품일 때 그 가치가 높아짐은 물론 그 선물에 정성이 담겨있으면 상대로 하여금 감동케 한다.

내가 받은 선물 중에 아직도 잊지 못하는 최고의 선물은 지난 날 공직에 있을 때 받았던 아주 작은 선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 하면서도 워낙 성격이 내성적이라 언제나 남 앞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나의 꾸지람에 혼비백산하던 직원이 있어 그에 대하여 알아보았더니 동료에 비해 인사상 많은 손해를 보고 있어 승진을 시켰다.
 

사령장을 받는 날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 인사를 드렸고 그 사령장을 보신 부모님은 조상의 산소를 찾아 고(告)했다는 이야기를 제 삼자를 통해 전해 듣는 순간 나마저 참 보람 있는 일을 했구나 싶었다.

그해 가을 추석이 가까워 올 즈음 아내가 겁먹은 얼굴로 직원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말에 화가 났지만 그 선물을 본 순간 두말을 못했다. 작은 봉지에 옹기종기 담겨있는 각종곡식들에게서 전해오는 그분 부모님의 정성이 한꺼번에 내게 몰려왔었다.
 

부모님께서 손수 농사를 지은 것으로 나에게 어떻게든 보답을 해야 한다며 보내온 선물이기에
그 어느 선물보다 나를 감동시켰고 그 감정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진정 참다운 선물이다.  <201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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