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나는 한 일간지를 통해 너무도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공직에서 물러난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음 한 구석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건 재임기간동안 그렇게 열심히 추진했던 역점사업들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 모든 이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현상을 보며 얼마나 안타까워한 세월이 있었는지 모른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려해도 불현 듯 떠오르는 것은 그때 모두들 땀 흘려 쌓아올렸던 사업들이 전시행정이라며 깡그리 무시당하고 있음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어야 했던 나의 무능에 가슴을 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한때 이제는 모두를 포기하고 한바탕 웃음으로 날려 보내고 살고 있었다. 이렇게 잊고 있는 나의 기억 속에서 한 가지 지난날을 새삼 떠오르게 하는 기사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바로 금정구 문화공보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남산동 일대의 종교문화에 대한 관광상품화 구상과 부곡동 카톨릭 특성화거리 활성화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위한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이 사업은 2005년 APEC 21개국 정상들이 우리 부산을 찾는 행사가 있던 해 행사기간동안 아시아권 5개국 무슬림들이 남산동에 위치한 이슬람성원을 찾게 되기에 구에서 서둘러 그 일대의 정비에 들어갔었다.

 성원 진입도로에 인도를 개설하고 이슬람문화를 상징하는 보도블록을 깔고 가로등을 설치함은 물론 볼썽사나운 담벼락에는 그래픽으로 단장하니 그 일대가 새로운 명물거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라마단이 끝나는 날 ‘제1회 이슬람문화축제’를 열어 성원마당에 야외무대를 설치하여 우리문화와 이슬람문화공연은 물론 아시아 5개국 무슬림국가들의 음식을 준비하여 그들에게 제공하니 전국의 무슬림대표자들뿐 아니라 해당국가로 부터도 의미 있는 행사에 고마움을 전해 왔었다.

나는 이슬람교도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우리는 그 종교를 존중해 주어야 하고 이를 통하여 서로 이해하고 교류함으로서 진정한 평화가 돌아온다고 믿는다. 이를 계기로 부곡동에 자리 잡은 가톨릭 성지에 연간 수많은 신자들이 찾아오건만 도로가 좁아 그 일대의 교통난이 심각했지만 오륜대길이라는 도로명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예산확보가 어려워 가톨릭순교자의 길이라는 새로운 도로 명으로 예산확보에 매진하여 도로확장에 착수하였다.

이를 계기로 이 도로의 명칭을 가톨릭순교자의 길로 명명하게 하고 전국적인 종교문화의 거리로 단장해 나가기로 했었다.

이로서 우리금정구가 범어사를 중심으로 이삭교회 가톨릭성지 이슬람성원 등 세계 4대종교의 요람으로충분한 종교 문화적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계획은 우리 금정구가 IMF이후 금사공단이 쇠퇴해짐으로 인하여 구에 이렇다 할 특성이 없어 전체적으로 낙후되어가는 현실에서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였기에 구에서 착안한 것이 역사 문화 종교교육의 도시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목표아래 진행되어왔던 일련의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원대한 사업도 이듬해 내가 구정에서 물러남으로서 하루아침에 쓰레기장으로 버려지고 말았다.

그날 이후 어느 누구도 지난 날 추진되어왔던 수많은 사업에 대하여 한마디도 하는 직원이 없었는지 깡그리 무시당하고 말았다. 모든 것이 다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었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었건만전시행정이라는 한마디 말 앞에 누구도 말할 용기가 없었던 세월이 있었다.

 그렇게 모두들 잊고 있는데 이번에 문화공보과에서 검토에 들어갔다니 그 반가움이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에 원정희 구청장의 결단과 박상희 문화공보과장의 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내며 이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소망한다.

행정이란 이처럼 계승되어져야하고 그런 가운데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구민 모두가 바라는 더 큰 금정으로 자리잡아 갈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난 날 그 수많은 사업들에 온 정성을 쏟았던 실무자들이 지금도 현직에 머물러 있으며 이제는 주요 부서마다 간부가 되어 땀 흘리고 있다.

그들이 용기를 갖고 지난 날 꿈꾸어왔던 역사가 있는 아름다운 교육문화 도시 금정을 다시 가꾸기 위한 사업에 제2의 박상희 제3의 박상희가 나타나주기를 욕심내어 본다. (20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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