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구에 대하여 잘 모른다.

전문용어도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작전에 대하여는 더더욱 모르지만 자주 시청하다 보니 나름대로 보는 기준이 생기고 때로는 흥분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 야구경기를 즐기고 있다.

어떤 운동경기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있을 때 경기를 즐기는 묘미가 있다. 야구가 지역연고를 가지고 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한 팀의 응원자가 되어 그 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텔레비전 앞에 앉게 된다.

 이렇게 즐기다 보니 불현 듯 야구가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인생살이와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초반에 불리하다고 결과가 나쁘거나 초반에 우세하다고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이 아니듯 우리 인생도 수많은 기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변화가 거듭되듯 우리 인생도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일생을 살아간다.

나는 야구경기를 시청하면서 몇 가지 나름대로 느끼는 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무사에 주자가 나가면 번트를 대는 게 상식이건만 타율이 조금 높다 해서 강공으로 밀어붙이다 병살타를 당할 때 참 안타깝다.

큰 점수 차로 앞서 있을 때는 모르지만 박빙의 승부처일 때는 더욱 안타깝다. 물론 훌륭한 감독과 코치의 작전에 나 같은 문외한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지만 무언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다고 타율이 좋으면 그런 자존심 때문에 번트를 대지 않는지 몰라도 팀의 승리를 위해 때로는 자기희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무식한 탓인가.

번트란 희생타로 자기희생으로 상대를 살리는 것이건만 자기도 살겠다고 욕심을 부리다 병살타를 당하거나 상대를 죽이고 자신이 살아나갈 때 참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로 때로는 자신을 낮출 줄 알고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지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실패를 겪고 있는지 수없이 보아왔다. 앞의 타자가 홈런을 치고 나가면 대다수 다음 타자들이 자기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착각에 방망이를 함부로 휘두르다 허무하게 물러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야구경기를 시청하면서 한 사람의 일생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떠 오르고 그를 통해 나 자신을 비추어 보기도 한다.

 행여 내 자존심 때문에 번트를 대어야 할 순간에 강공으로 맞서다 모든 걸 잃고 만적은 없었는가. 남이 성공했다고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란 착각 속에 겁 없이 뛰어들다 낭패를 당한적은 없는가.

 나는 오늘도 야구를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본다. 세상 모든 게 교훈이고 내게 스승이다. (20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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