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에 고운 단풍이 찾아 듭니다(11.4일 지장암에서)
마음에도 단풍이 듭니다
금정산 아래 단풍잎이 곱게 모여 있습니다.
때로 손바닥처럼 생긴 단풍잎들은
단풍이 곱게 들라고 손뼉을 치기도 했고
붉은 입술로 헌화하기도 했습니다.

단풍이 든 가을 산에서는 누구나 단풍이 됩니다.
세상 모든 번뇌 붉은 잎으로 다 녹여내고
오직 붉음으로 노래하는 단풍이 됩니다.

산이 온통 단풍들 때
우리 산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붉게 물든 그 사연을 묻고 들어야 합니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태양이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이슬과 바람이 함께해
단풍을 이루었는지 우리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단풍이 듭니다.
마음에 고운 빛깔로 단풍이 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사연과 인내가 있었을까요.

삶의 천둥 번개라는 모든 고난과
삶의 비바람과 폭풍우라는 역정을 이겨내고
오히려 그것을 고운 빛으로 승화시킨 가을 단풍처럼
마음에 아름다운 단풍이 든 사람과
차 한 잔 하고 싶습니다, <201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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