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에는 초상권이라는 것이 낯선 단어였지만 요즘에는 인권과 더불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초상권이란 초상에 대하여 본인이 가지는 권리로 인격권으로의 초상권과 재산으로서의 초상권으로 나누어진다.
 

 옛날에는 인물이 출중하거나 유명 연예인들의 초상을 아무런 제약없이 활용하였으나 요즘은 잘못 이용하다가는 큰 낭패를 당한다.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함부로 신분을 노출시키면 인권침해라는 이름으로 처벌을 받게 되는 게 요즘 추세다.

그러다 보니 날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화면에 각종 범죄자들이 얼굴을 가리거나 그렇지 못하면 모자이크로 처리되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교훈을 실천하기 위함인지 아직 형이 확정되기 전 까지는 선량한(?)시민이라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고위공직자나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 가려짐 없이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부모 형제를 살해하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흉악범이라도 그 사람의 인권을 존중해 얼굴을 가리거나 모자이크 해 주면서 왜 유명인의 초상권은 보호해 주지 못하고 보란 듯 공개하고 있는지 그 기준을 알 수가 없다.
 

흉악범에게는 인격과 인권이 있고 공직자나 유명인의 인격과 인권은 무시해도 된다는 것인가.
모두가 똑 같은 사람이다. 아무리 우리가 믿고 따랐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다하여 괘심한 마음이 들더라도 이건 아니다. 공개하려면 모두 공개하고 가려주려면 모두 가려주어야지 차별을 두는 건 잘못이다.

얼마 전 이웃나라 일본을 갔을 때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살인범의 현장검증을 중개하는데 범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비추어지고 있는 것에 놀랐다. 내 짧은 소견인지는 몰라도 일본 뿐 아니라 외국의 언론을 접해 보면 각종 범인의 얼굴을 가려주거나 모자이크해 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들 나라들은 인권을 무시하는 나라인가.
오히려 우리들 보다 더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들이건만 범죄자의 초상권을 보호해 줄 만큼 인정을 베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가.

내 짧은 소견으로는 오히려 흉악범일수록 얼굴을 낱낱이 알려 독자나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지케 하고
본인 또한 자신의 얼굴이 세상에 알려짐으로서 다시는 이러한 일을 저지르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어야한다고 여긴다
 

그러한 내 생각과는 전연 다른 현실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고 그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갈수록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금도 텔레비전에 각종 범죄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 마다 내 의문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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