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과의 토론회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되었다. 생중계 몇시간 전까지 기자협의회에선 참석 불참 여부가 불거졌고, 부회장이 사퇴하는 등 일부에선 내분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1시간 30분에 걸친 토론회가 끝났다. 대통령은 성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극렬하게 반대하던 언론사들의 편집국장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패널들이 잘못 나왔다는 말도 했다. 패널들이 언론 선진화 시스템 기본 취지에는 수긍하고, 정보차단 · 공무원 대면접촉 · 내부고발자 문제 등 정보공개 과정상에 예상되는 폐단에 우려된다고 했으니 그 문제는 해결해나가겠다는게 대통령의 답이었다.

토론회 직후 나온 모언론사의 헤드처럼 "싱거운 토론회"였다. 아니 본질적으론 싱거울 수 밖에 없었다. 취재 지원 선진화와 정보 공개 시스템 문제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핵심은 TV생중계로 나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으므로. 본질은 일부 메이저 언론사의 기득권과 관행을 변화시키겠다와 받아드릴 수 없다의 충돌이었다고 본다.

그럼 노통에 우호적인 편이라던 일부인터넷 매체에선 왜 반대였을까. 토론회에도 나왔다시피 1절도 못하면서 2절을 부른다는 지적이었다.  (2003년 개방형 브리핑 제도를 제대로 하는 게 좋겠다, 공무원도 바뀌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에 가공할만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활자 매체의 경우 신문 헤드라인만 머릿속에 남는다. 주요쟁점은 제쳐놓고라도 언론탄압, 5공으로 돌아가자는 말이냐는 문장들이 돌아다니며 확대 재생산된다.

어느 네티즌(ID : navoh2007)이 이런 관전평을 올렸다. “그거였단 말인가? 여지껏 언론탄압이니 5공 회귀니 주구장창 지면으로 도배한게 고작 그거였단 말인가” 라고.

패션쇼에서 당장 입지도 못할 과도한 디자인의 옷이 등장하는 이유는 백걸음의 파격이 열걸음의 진전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언론이 패션쇼처럼 굴어서 되겠는가. 딱 토론회만 놓고 보면 이런저런 방식은 공무원들의 취재 기피 수단, 면피용으로 작용할 것이다, 보완이 필요하다, 협의하지 않고 밀어붙이지 마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어야했다.  언제까지 오버스러움의 옷속에 파묻혀 있을텐가.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것.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이것 뿐이다.  

더이상 모신문들에서 이 사안으로 언론탄압이란 단어가 재등장하진 않을 것이다. 한번 지켜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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