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할머니 손맛 그대로

쌈은 본래 채소가 본격적으로 많이 나오는 여름철에서 가을철까지 즐겨 먹던 음식이다. 지금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 쌈은, 여름철 입맛이 없거나 밑반찬이 부실할 때 별식으로 차리기 좋은 메뉴였다.

생채소에 각자 마음 내키는 대로 반찬과 밥을 올려놓고 오므려 주먹만해진 것을 거리낌없이 입을 좍 벌리고 먹는 쌈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식사 형태.

입을 꽤 크게 벌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쌈은 채소와 고기를 적절히 합하여 먹는 현명한 식사 방법임에 틀림이 없다.

한 끼분의 칼로리도 낮다고 하니 쌈과 어울리는 몇몇 반찬과 기본 쌈장을 배워 쉽고 푸짐하게 건강 식탁을 차려보자.

쌈밥 생생 노하우

쌈을 위한 야채를 고를 때는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다.

색이 고르고 잎이 싱싱한지를 살피고, 무게감이 있는지 들어본다. 신선한 야채일수록 수분을 많이 함유해 부피에 비해 묵직하게 느껴진다.

숙쌈은 야채를 삶자마자 바로 찬물에 담그거나 냉장고에 넣어 식히면 푸릇한 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생야채로 쌈을 쌀 때는 물기가 적은 쌈장을 넣고, 익혀서 먹을 때는 촉촉한 쌈장이나 젓갈류를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대표적인 쌈 채소인 상추는 잎이 억세지기 전의 야들야들한 것을 솎아 따서 먹는다. 상추쌈에는 쑥갓, 실파, 깻잎을 다듬어 씻어 함께 내면 좋다.

상추를 씻을 때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씻으면 기생충을 없앨 수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참기름이 채소에 있는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다는 의미가 더 크다. 백화점 식품 코너마다 갖춰진 특수 채소들도 쌈으로 인기가 높다.

익혀서 부드럽게 한 것도 쌈에 많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호박잎과 양배추이다. 호박잎쌈은 여름철 별미 중의 하나.

줄기의 질긴 섬유질을 벗겨내고 찜통에 찌거나 데쳐 밥을 싸 먹는데, 강된장을 정성 들여 만들어 함께 내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 양배추는 찜통에 넣어 찌기도 하지만 2~4등분하여 물에 씻은 후 일회용 비닐봉지에 넣어 간편하게 전자레인지에 넣고 찔 수도 있다.

케일이나 곰취, 머위잎도 데쳐서 쌈을 싸 먹는다. 데친 채소는 주먹밥을 만들어 미리 쌈을 싸놓아도 좋다.

이외에 미역, 다시마 같은 해초류와 깻잎 장아찌, 콩잎 장아찌, 김치, 무절임 등의 절임류, 밀가루나 메밀가루, 녹두가루 등으로 반죽을 만들어 붙인 전병도 쌈을 할 수 있는 재료가 된다.

쌈의 맛을 좌우하는 쌈장

쌈을 먹을 때는 고추장이건 된장이건 정성들여 양념장을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쌈에 내는 장은 묽은 것보다 되직한 것이 좋다.

고추장에 쇠고기를 다져 넣고 꿀과 배즙으로 졸인 고추장 볶음은 여러 쌈에 고루 어울리며, 재료가 고급스러워 밑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쌈 된장은 고추장 볶음처럼 쇠고기, 두부, 채소를 곱게 다져 넣고 양념하여 끓여 내는 방법도 있지만 무엇보다 강된장이 대표적이다.

강된장은 풋고추와 홍고추, 표고, 쇠고기를 넣고 뚝배기에 담아 육수를 붓고 찜통에 찐 후 되직하게 끓인 것으로 상추쌈, 호박잎쌈에 두루 어울린다. 막장으로 쌈장을 만들어도 별미다.

쌈장에도 지방색이 강하게 작용한다. 지역에 따라 멸치젓, 새우젓, 자리젓 등에 풋고추, 파, 마늘, 고춧가루를 넣어 양념한 젓국 쌈장도 있다. 간장에 다진 마늘, 파,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 간장 양념장은 양배추와 같이 익힌 채소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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