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바다...감기가 나아야 갈껀데하고 생각합니다.

감기가 10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았다 다시 들어오고 나았다 싶으면 또다시 들어오고 그러길 두 번째입니다. 초겨울에 들며 독감 주사를 맞았는데 소용이 없는 가 봅니다.

생각해 보니 나이가 들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엔 괜찮았는데 올해는 유독 심합니다. 그러다 보니 감기와 친숙해져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저에겐 주치의는 아니지만, 친한 내과의사가 있습니다. 오늘도 병원을 찾아 의사에게 증세를 얘기한 후 ‘비타민 주사’를 한데 맞을 까요 하니, ‘주사실에 누워서 맞아야 하는데 독감세균이 많습니다. 엉덩이 주사 맞고 가세요. 했다.

고마웠다. 그 의사가, 아! 역시 히포크라스 정신이 투철한 의사구나하고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렇게 믿을 수 있는 의사는 참 보기가 어렵습니다.

의사의 고마움에 콧물이 나면 나는 대로, 재채기가 나면 나는 대로 그냥 바라보며 살기로 합니다. 사는 것도 아마 이런 것이겠지요. 가슴이 아팠다 덤덤해졌다 다시 아파지는 그런 것이겠지요.

그래서 다행입니다. 늘 아프면 살 수 없을 텐데 이렇게 다시 회복의 시간이 찾아오니 참 다행입니다. 그것은 어쩌면 아픔이 스스로 불러일으킨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기가 왜 올까요? 나이 들어 허약해진 탓도 있겠지만 그냥 이젠 감기란 놈이 찾아 들 곳이 나이든 이들에게 오는 가 봅니다. 감기가 놀이자리가 늙은이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 가 봅니다.

감기 그냥 견디며 사세요. 이 시린 감기 고개를 넘으면 따뜻한 환경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2016.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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