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특혜와 비리 백화점으로 지목된 해운대 엘시티(LCT)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장장 8개월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7일 오후 엘시티 비리 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66),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57)과 배덕광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국회의원(68) 등 모두 12명을 구속하고, 허남식 지역발전위원장(67),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69)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엘시티 시행사 실소유주 이영복 회장은 이른바 '관리형 로비스트'로 엘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특혜성 행정조치 등을 받기 위해 수년간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꾸준히 금품을 살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권의 핵심 인물로 요직을 지낸 정관계 인사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금품을 받아 지역의 고질적인 검은 커넥션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이들의 도덕적 해이 또한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검찰은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11월 말 '1차 기소'했던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67) 회장을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회장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 의원, 정기룡 전 부산시 경제특보 등 유력인사들에게 엘시티 관련 청탁과 함께 5억3천200만원을 건넨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 자금 횡령·사기 혐의와 관련해 이 회장과 엘시티 시행사 대표 박모(53) 씨 등 4명을 구속기소 하고 거짓 컨설팅 용역 발주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엘시티 사업 관련 편의제공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부산 정·관계와 금융계 인사 등 5명이 구속기소 됐고 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현 전 수석, 배 의원, 정 전 특보,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비선 참모' 이모(67), 서병수 부산시장의 최측근 김모(65) 씨 등 5명이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수억원대 금품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비선 참모 이 씨를 통해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허 전 시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2006년 부산시장 선거 때도 비선 선거 참모인 이씨를 통해 이 회장으로부터 2천만원을 받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허 전 시장이 부산시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함바업자에게 함바 식당을 수주받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사건 발생 시점이 오래됐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달라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장호 전 BS금융지주 회장은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중국 유명 서예가의 작품(1천200만원 상당)과 상품권 250만원 어치를 받고 부인을 건설업자가 운영하는 회사 직원인 것처럼 꾸며 급여 명목으로 3천72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부산지역 모 일간지 사장 C 씨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엘시티 시행사로부터 광고·협찬비 5천여만원을 받고 엘시티 법인카드로 100여만원을 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달아난 엘시티 이 회장의 도피를 도운 5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며 달아난 3명은 기소 중지됐다.

검찰은 부산시청, 해운대구청 공무원, 부산도시공사 직원, 시·구의회 의원 등 약 100여명이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이 회장으로부터 모두 2억원 상당의 명절 선물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수수금액이 크지 않아 기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08년부터 자본금 12억원에 불과한 건설회사를 이용해 각종 용역계약 발주 등의 방식으로 군인공제회에서 대출을 받아 가로채고, PF대출금을 페이퍼 컴퍼니와 허위 거래, 허위분양대행료 등의 명목으로 횡령하는 등 사기와 횡령금액이 705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으로도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이첩받은 BNK 금융지주 시세조작 의혹 사건을 포함해 엘시티 사업 관련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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