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범어사 가는 길, 목련이 집니다. 희다 못해 고고하더니. 거뭇거뭇 고대 썩어 떨어집니다. 떨어진 꽃 잎엔 며칠의 아름다운 흔적도 없습니다. 떠 날때 깨끗하게 가야지. 목련 질 때면, 아침마다 속옷 갈아입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흐러 마으까지 흐린 날, 마음의 속옷을 갈아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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