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읍 시흥포구 입니다.

*고향 포구 바닷가에 앉아 발을 담구고 서면 그냥 그것만으로 행복해집니다. 파도소리 들으며 발을 담구고 닦으면 내 마음속도 상쾌하게 맑아집니다. 부딪치는 파도소리에 눈을 감고 고뇌도 밀려 보냅니다.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면 번뇌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을 안고 아파하던 시간들,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보내고 흐느껴 울어야 했던 시간들, 기쁨보다는 슬픔이 많았던 시간들이기도 했습니다.

삶은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아파하며 저물어 갑니다. 하지만 밀려오는 파도처럼 무심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의 모든 시간이 마음에 어떤 상흔을 남길 수 있겠습니까.

파도는 들고 나고 마음을 남기지 않고, 구름은 떠가며 뒤돌아보지 않는데, 다만 우리만이 그러질 못합니다. 들이치는 파도를 손에 담가 보아도 그 파도에 마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먼 길을 왔어도 피곤함을 모르는 파도의 성품은 비움입니다. 그 맑은 파도의 행복이 가슴을 적십니다.

* 저는 사람과 대화할 때 기대나 선입견을 버리려고 합니다. 기대나 선입견이 없다면 실망이나 미움 또한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만 말하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가을이 성큼 익어갑니다.

 그러나 사람은 다 다릅니다. 동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또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고 비난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은 그냥 다른 것일 뿐입니다. 그 다름을 섭섭해 할 이유 역시 없습니다. 그냥 인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을 한번 느껴보면 됩니다. 그러면 ‘아’ 나라도 그럴 수 있었겠다‘하고 긍정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해 가는 일이 진정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일입니다.

삶의 아름다움은 성숙함에 있습니다. 성숙한 삶의 시간들을 위하여 우리는 각자의 마음에 다른 마음 하나씩 얹어 느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