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참으로 불공평하다. 매일 아침 신문을 펼쳐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공자(孔子)의 시대가 옛 이야기이지만, 그 시대를 읽으려 한다.

“세상에는 착하게 사는 데 못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못된 짓을 많이 하고 있으면서도 천수를 다 할 때 까지 잘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세상인데도 선생인 공자가 늘 제자들에게 바르게 살라고 말씀했다.”

이런 말에 회의를 느끼는 제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타이르듯 말했다. “인간이란 본성이 바르게 살도록 되어 있다. 비뚤어진 삶의 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오래 잘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어쩌다 그렇게 된 것뿐이다.”

못된 사람이 잘 사는 것은 그저 어쩌다 운이 좋아서 불행을 면했을 뿐 이라는 공자의 대답에는 설득력이 적다. 적어도 “정말로 이 세상에는 천도(天道)가 있는 것이냐”며 하늘을 향해 피를 토하며 절규를 한 사마천(司馬遷)에게는 통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렇지만 가령 몇 십억, 몇 백억씩이나 꿀꺽 삼키고도 멀쩡할 뿐 아니라 오히려 큰 소리까지 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게 하늘의 뜻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저 그들이 재주가 좋아서 용케 불행을 면했다고 보아야 조금은 우리의 마음도 편해질 것이다. 물론 공자가 그런 뜻으로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공자는 이렇게도 말했다.

“방 안에 드나들 때에 문을 통해서 출입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그런데 왜 살아가는 데에서는 정도(正道)를 걸으려 하지 않는 것이냐.” 그러니까 정치에서나 사업에서나 정도를 벗어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지만. 정도를 지키면 미련하다는 소리를 듣기가 쉽다. 정도와 사도를 적당히 오락가락할 줄 아는 게 능한 처세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세상이 요사이처럼 혼탁할 때 독야청청(獨也靑靑)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혼자 깨끗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하는 무력감에 사로잡히기 쉽다. 공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우리를 타이른다.

“도덕을 존중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이 외톨이가 되는 일은 없다. 반드시 나를 이해해 주는 좋은 벗이 있는 법이다.” 공자가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이상을 내걸고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동안 그를 시기하고 모함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를 알아주고 음으로 양으로 그를 도운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체험에서 공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면 더욱 이 말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요즘 지역정치권에서 ‘당선 후 무엇을 했나?’를 놓고 문자로 공격하는 것을 보며, 치사하다는 여론이다. 아무리 정치라지만, 정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먼저 불을 지폈느냐도 문제다.

지역정치권과 정치에 관심있는 분들은 “싸우는 사람 다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피곤하다. 다들 부자이여서 ‘아세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주민들은 안중에 없다’는 이야기다. 대상자들 누구나 파도가 밀려 폭풍(여론)을 만나면 배가 난파할 수 있다는 옛 명언을 명심해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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