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들면 땅의 것들보다 오히려 저 하늘의 것들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땅의 꽃보다는 하늘에 박혀 있는 별들이 아름답고, 내 곁의 사람들보다는 하늘에 뜬 달이 더 포근하게 다가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짧게 남아 있다는 의미이고, 땅에 발 딛고 살날보다는 하늘로 돌아갈 날을 생각해야만 하는 때가 왔다는 뜻입니다.

땅의 것들과 정들고 산 살아갈 날도 좋았지만 하늘의 것들과 만 날 날들도 기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울기보다는 웃으며 돌아가는 길이라면 우리 인생길은 그래도 그나마 괜찮은 길이기도 할 터인데 말입니다.

아무리 이별은 헤어짐이 아니라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라고 해도 역시 슬프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이별은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라고 거듭 말하는 것은 그래도 우리의 삶은 지속되고 윤회의 시간도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계속 가야할 길이라면, 이별은 그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라 말하며 웃으며 가고 싶습니다.

땅의 것들보다 하늘의 것들을 더 사랑해야 하는 나이에 아직도 이별은 연습이 더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난 달을 생각하며 내친 김에 이태백의 시를 한수 읊어야겠다. /잔 들어 달에게 묻는 노래/

//저 하늘에 달이 있어 몇해가 지났는가. 지금 잔을 놓고 묻노라. 사람이 달을 잡을 수 없는데,, 자꾸 달은 우리를 따라 다닌다. <중략>  인생은 예나 지금이나 물처럼 흐르는데, 언제나 달을 떠서 바라보았으리라. 원컨대 잔들고 노래 부를 때마다 달빛이여 나의 전에 길이 쉬어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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