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습니다.

가끔씩 얼굴이 떠오릅니다.  고인인 김문곤 전 금정구청장, 그리고 가끔씩, 아주 가끔씩 떠오릅니다. 각인되어 잊을 수 없는 분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추억이라고 이름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것을 보석이라고 이름 합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내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지금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름만 떠 올려도 따뜻합니다. 그 분이 아직 온기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마도 내 가슴 안에서 오래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와의 인연은 이렇습니다.  특이한 인연이 되어, 시의원 당시부터 우애를 갖고 소통을 하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봉사를 천직으로 생각하여 선출직 공직을 했고 지방수장도 역임했습니다. 퇴임 후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을 위하여 ‘칼럼’도 약 3년간 집필했습니다.

2004년경 그 분은 저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여행이 마지막이라 예감하셨는가 봅니다. 3박4일의 짧은 여행이였지만 오랜만에 ‘따뜻한 우정’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올바른 실천을 통해 사랑을 베풀어 온 그 분은 누구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분 이었습니다.

그 분을 통해 저는 보이는 것, 그리고 지금 있는 것들보다는 보이지 않고 지금 있지도 않은 것을 사랑한다는 일이 더 따뜻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배웁니다.

지방선거가 가까워 올 때면 더욱 그 얼굴이 그립습니다. 공직에서 물러났을 때 그 분을 찾아 집에 갔습니다. 챙이 달린 모자를 눌러쓰고 가마솥에 무우청을 끓이고 있었습니다.

"뭐 합니까?" "보면 몰라" 정감어린 타박을 하며 특이한 목소리로 반갑게 맞았습니다. 그러며 하시는 말이 "야! 내가 지금까지 무슨 짓을 했는지? 이렇게 하고 글이나 쓰며 살 것을"이라며 한탄조로 정치에 한동안 몸담았던 길이 어리석었다고 말했습니다.

몇 년 후 그 분은 부처님의 부름을 받고 자연으로 회귀하였습니다. 다 가는 길이죠. 우리보다 조금 먼저 간 것이죠. 그분이 지금 계셨으면 금정구 원로로서 화합의 정치를 구현하는데 원동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립습니다. 언제나 해맑은 그 분이 정말 그립습니다. 지금도 매주 월요일 3년째 형수님은 안장된 사찰을 찾아 인사를 들리고 세상사 이야기를 합니다. 언젠가 형수님께 "안부를 잘 전해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렸더니 "잘 지낸다"고 하셨습니다.

 청장님이 운영하던 '의료법인'도 큰 아들이 경영하며 아주 잘되고 있습니다. 다 청장님의 보살핌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김광자 여사님도 건강하게 며느리,따님과 함께 매주 건강스케줄에 따라 그림그리기 등을 하시며 잘 지내고 계십니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보낸 사람도 있고, 때로 눈여겨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은 모두 내 가슴 안에서 나와 함께 숨 쉬고 있는 그리움이 가득한 분입니다. 

김문곤 청장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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