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해가 떠오른다. 찬란한 새 아침의 해란다. 무술년이 가고 이제 기해년의 해라고 한다. 새 해에는 새 태양이 뜨고, 그러려면 또 새 운(運)이 솟아오르고......, 모두들 이렇게 기원(祈願)한다.

사람들은 옛 부터 새 복(福)을 찾으려고 집을 바꾸고, 이름을 바꾸고, 그리고 꿈을 새롭게 하곤 한다. 갸륵한 환상(幻想)이랄까.

어제의 태양(太陽)이나 오늘의 太陽이나 조금도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만 기해년(己亥)의 해는 무술년(?)의 해와는 다른 것인양 여기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새해라고 다를 것은 없다. 묵은 해와 똑같이 둥글고, 붉고, 그리고 유구(悠久)한 옛날부터 더듬어 온 똑같은 궤도(軌道)를 밟아 아침에 동쪽에서 떳다가는 저녁 녘 서쪽으로 떨어지는......,

그래도 우리는 뭔가 다른 양 여기고 싶어지는 것이 솔직한 심정(心情)이다. 애틋한 기원(祈願)이랄까. 동해(東海)의 새 해는 /상운(祥雲)이 집히는 둥 육룡(六龍)이 버티는 둥/ (관동별곡(關東別曲)마냔 서기(瑞氣)에 가득 차 있기만 하다. 그지없이 찬란하기만 하다.

그러나 도심(都心)의 아스팔트위에 맞이하는 새 해는 매연(煤煙)와 미세먼지 등에 그을려 그저 앙상하기만 보이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 새 해도 다를 것일까. 아니면 새 해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일 까. 그래도 누구나가 한결같이 바라는 갸륵한 꿈이 있다.

지난 한해동안 복(福)에 겨운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복을 찾아 지친 서글픈 인생들도 많았을 것이다. 福도 화(禍)도 전혀 고르지가 않았다. 묵은 해를 하루라도 더 묶어두고 싶어 할 사람보다도 묵은 해가 하루라도 빨리 지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 새해가 이제 밝은 것이다.

새해라고 묵은 해와 다를 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뭣인가 달라야 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 해의 슬픔 때문이 아니다. 지난 해의 쓰라림 때문에서만도 아닌 것이다. 그저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고르게 福이 있기를 그리고 기쁨이 나눠지기를 바라고 싶기 때문이다.

소박한 꿈이랄까. 새것은 뭣이나 다 좋은 것도 아닐 것이다. 새해라고 묵은 해보다 더 많은 기쁨을 안겨 주리라고 굳게 믿을 수도 없다. 그러나 새해에는 적어도 꿈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희원(希願)할 수 있는 가능성(可能性) 만이라도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새해의 태양은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누구의 눈에나 다 같이 둥글고 찬란하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새해가 밝아 온다. 새해가 또 무슨 슬픔을 안겨줄는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지금은 그저 밝은 일들만을 기다리는 기쁨으로 가슴을 부풀려 놓고 있기만 하면 될 것이다. 어리석음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사진은 부산 청사포에서 몇해전 캐논 1ds M3-600미리 렌즈를 사용해 작업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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