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夢誕 이 덕 진

그는 이왕 "인생은 나무꾼과 제비야 그거 알어???"
"그게 무슨 소리야 느닷없이..."
"아 그게 말이야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 보니까 우리 인생이 나무꾼과 제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평소 가깝게 지내던 권순오씨가 필자와 일행들에게 말했다.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는 알아도 나무꾼과 제비는 첨 들어 보는데?"
일행 중 한명이 순오씨가 한 말을 받아 쳤다.
"어허 이사람 참! 나무꾼과 제비 이야기 몰라????"
"글세 기억이 잘 안나네..."
"어허 이사람 ... 알았어 지금부터 내가 이야기해 줄테니 들어봐."

필자는 평소 잘 어울리는 4명의 지인들과 이날도 저녁식사를 하며 한잔 하고 있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넋두리도 하면서 남자들의 수다를 떨고 있을 때, 튀어나온 나무꾼과 제비이야기는 어려서 들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운으로 필자에게 다가 왔다.

어느 시골의 허름한 초가집 처마 밑에 제비가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우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배고픈 구렁이가 새끼를 잡아먹기 위해 기둥을 감고 처마 밑 제비집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어미들은 그런 구렁이를 작은 몸집으로 부딪히며 구렁이를 쫒으려 했지만 물리치기에는 무리였다.

그저 구렁이가 자신들의 새끼를 잡아먹지 않기를 바랄뿐이었다. 구렁이가 점점 새끼 곁으로 다가오자 크게 목청 높여 울면서 주위를 빙빙 돌았다. 그런 제비들의 처절한 울음소리를 들은 나무꾼이 그 광경을 보고 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구렁이를 잡아 새끼제비들을 구해 주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 깊은 산속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은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기세를 하며 서 있는 호랑이 앞에서 나무꾼은 무릅을 끓고 살려 달라고 애원을 했다. 그러자 호랑이는 "내가 뭘 보고 널 살려 주라는 말이냐?"라며 이빨을 드러냈다. 무시무시한 이빨에 기겁을 한 나무꾼이 그래도 용기를 내어 다시 한번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그러자 호랑이가 "만약에 지금 산꼭대기 절간에 있는 종이 3번 울리면 널 살려 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그리고 높은 산꼭대기에 있는 절의 종이 울릴 일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들은 나무꾼은 꼼짝 없이 죽었구나 하고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을 때, 산꼭대기 절간에 종이 "댕~ 댕~ 댕~" 하며 세 번 울렸다. 종소리를 들은 호랑이가 깜짝 놀라 이 사람을 잡아먹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무꾼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죽음의 문턱에 있던 나무꾼이 호랑이가 사라진 것을 보고 방금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이 궁금해져 산꼭대기 절간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절간에 있던 종 밑에 제비 3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죽어있는 제비들은 언제인가 자신이 구해 주었던 그 제비들이었다.

구렁이로부터 살려준 제비들이 머리로 종을 들이 받아 소리를 낸 것이었다. 누구나 어릴 적 한 두번 듣고, 보고, 읽었던 내용의 동화의 이야기지만 어릴 적에 단순한 이야기로 들었던 이야기가 불혹의 나이가 된 지금은 세상 살아가는 이치의 교과서 같이 들린다. 단순하지만 내포(內包)되어 있는 의미가 많았음을 어린 시절에는 몰랐다.

 /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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