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夢誕 이 덕 진

사람들 가운데 아주 일부는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다. 아니 우선 자기의 이익이 있어야 행동을 한다고 하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만약에 나무꾼이 구렁이에게 물릴 것을 우려해서 제비를 도와주지 않았거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무관심 하게 지나갔다던가, 아니면 구렁이게 잡혀 먹는 새끼제비들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만 보았다면 나무꾼도 틀림없이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을 것이다.

남을 위해 베풀었던 조그만 일들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구해주는 일은 동화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면서 얼마든지 경험을 할 수 있다. 그것은 금전으로 남에게 베풀었을 때 금전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더 크고 아름답게 돌아 올수도 있다.

서울의 동숭동 대학로에서 꽤 큰 식당을 하는 선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기위해 그곳을 찾기 때문에 그곳에는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남기고간 음식물 쓰레기가 큰 골칫거리였다. 새벽까지 장사를 하고 뒷정리를 한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있다가도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식당으로 나와야 했다. 그 일만 전담하는 사람을 구하려 했지만 다들 냄새나고 더러운 일이라고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해서 직접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선배식당에 고약한 냄새에 지저분한 차림의 거지가 동냥을 왔다. 식당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잠시 망설였다. 춥고 배고파서 그러니 남은 밥이나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 있으면 먹게 해달라고 고개를 숙이며 부탁을 하는 그를 보면서 딱 잘라 거절 할 수도 없었다. 며칠은 굶었을 것 같은 몰골을 보고 선배는 식당 한쪽을 내 주었다.

그리고는 손님이 남긴 음식이 아니라 가장 좋은 메뉴를 주방에 부탁을 해서 따뜻한 밥에 사골 국물까지 그에게 주었다. 식사가 나오자 그는 습관적으로 바닥에 앉아 먹으려고 하는 것을 선배가 의자에 앉자 식사를 하게 했고 그가 식사를 하는 동안 식당 안은 고린내가 진동을 했다. 식당 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냄새에 진원지가 그 사람임을 알고 코를 막고 수군거렸다. 허겁지겁 식사를 마친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인사를 하고는 식당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틀 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식당으로 나온 선배는 깜짝 놀랐다. 음식물 쓰레기가 깔끔하게 치워졌기 때문이었다. 그 다음날도 또 그다음날도 마찬 가지었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해주는지 궁금해진 선배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보았더니 얼마 전 식당에 왔던 거지 그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해준 선배의 행동이 너무 고마워서 해줄게 뭐가 없을까 하다가 선배가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것을 대신하게 되었다고...... 그 후 그 사람은 선배의 식당에서 일하게 되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했다. 남들이 더럽고 힘들어서 않하는 일을 혼자 도맡아 하면서 선배를 도와주고 있는 그를 본적이 있다.

동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살면서 이런 일들은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다. 필자의 지인이 이야기한 나무꾼과 제비 같은 인연(因緣)으로 말이다. 그러니 인생은 나무꾼과 제비야 라고 말한 그의 인생관에 박수를 보낸다. 세상의 이치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지인으로부터 다시 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은 알 것 같다. 조건 없이 베풀었던 행동들이 다른 것이 되어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 말이다.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결코 지금의 손해가 손해만은 아니라는 교훈이 담긴 이 동화 이야기가 불혹이 된 지금 필자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교과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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