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夢誕 이 덕 진

그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골수염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장박사의 소문을 듣고 그의 집과 병원 앞에 누워있으면 돈이 없어도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고 출근하는 장박사의 눈에 띄어 수술을 받아 완치되었다. 그리고는 수술 후 힘든 일을 하면 안 된다며 병원 경비원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 일도 있다.

또 장박사는 사람의 인성까지 치료하는 의사였다. 골수염을 치료받은 사람이 경비원으로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병원 순찰을 돌던 경비원이 장박사의 사택에 이르러 검은 그림자를 발견하고 장 박사에게 진 마음의 빚도 갚을 겸 자기 손으로 도둑을 잡기 위해 장박사의 서재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도둑의 행동을 보기 위해 창문 안을 보았다. 그런데 그곳에는 도둑과 장박사가 함께 있었고 장박사가 조용한 목소리로 도둑을 타이르고 있는 것이었다. 도둑의 가방에는 이미 서재에서 책을 담은 뒤여서 가방이 볼록한 상태였다. 도둑이 장박사에게 해(害)를 가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을 때 서재에서 장박사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당신에게는 그 책을 가져가봐야 고물 값밖에 더 받겠소? 그러나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들이라오... 당신이 이 책들을 가져갔다고 치고 다시 이 책들을 내가 살 테니 무거운 책들을 가져가는 것 보다 나한테 파는 게 어떻겠소?" 라고 하는 것이었다.

경비원에 귀에 이런 소리가 들리자 경비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둘의 대화를 듣기 시작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먹고 살길이 없어서 이런 짓을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라고 그 도둑이 장박사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어허 용서는 뭘요 이 책을 내가 다시 산다는데 뭘 용서 하란 말이오. 자자 이 돈을 가져가시오 이 돈은 책값으로 드리는 것이니 부담을 가질 이유도 없어요. 그리고 또 어려움이 생기면 다시 책을 팔로 오시오. "라며 도둑에게 돈을 쥐어 주며 등을 두드려 주며 말을 했다. 이 모습을 본 경비원은 그의 인품에 놀랐고 돈을 받은 도둑은 눈물을 흘리며 돌아갔다.

시간이 지나 몇 년 후 똑 같은 일이 생기고 다시 장박사와 마주 친 도둑이 장박사에게 말했다. "몇 년 전 제 책을 사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때 팔았던 책값으로 지금은 작은 가게를 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때 베푼 사랑이 저의 생각을 바꾸었고 열심히 세상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에 저에게 주신 책값인데 이제는 저에게는 필요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필요 할 것 같아 돌려 드립니다."라고 하고는 쏜살 같이 가버렸다.

의사가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펴는 데는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읽어야 되고 사람이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데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야 감동을 줄 수 있다. 의술은 지식에서 나오지만 인술은 지혜와 사랑에서 나온다. 누구에게나 나누어주고 베풀어 준다고 그것이 다 사랑의 실천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베푸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사욕(私慾)이다. 남을 위해 희생이 없는 사랑 역시 사욕이지 사랑은 아니다. 남을 생각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들도 사랑이라는 이름표를 달수는 없다. 의술과 인술의 차이점은 바로 사랑이 담겨 있느냐 없느냐에 차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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