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의혹으로 교수들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은 인제대 김성수 총장이 결국 학교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선출된 지 87일, 취임한 지 58일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인제대는 12일 “지난 11일 김 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해 법인은 총장직에서 의원면직 처리했다” 고 밝혔다.

총장 사직 사실은 이날 오전 공문을 통해 교내에 알려졌다. 김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여온 교수평의회 측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결격 사유가 있는 총장을 임명한 재단 관련자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총장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예정됐던 전체 교수 비상총회는 그대로 열렸다. 비상총회 1시간 후 열리기로 돼 있던 전체 교수회의는 학교 측이 1주일 연기했다.

교수평의회는 총장 선출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이게 대학입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복제 수준의 논문 표절로 연구비를 부당 수령한 김 교수는 총장직을 자진해서 사퇴하는 양심적 결정을 하라”고 촉구했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일부 ‘자기 표절’은 인정하면서도 “2007년 2월 연구윤리 지침이 제정되기 전에 작성했고,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논문은 총장추천위에 자진 제출해 검증을 통과했다”며 반박했다.하지만 교수평의회와 일부 교수가 1998년 이후 김 총장이 발표한 논문 12편 가운데 9, 10편이 연구윤리를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추가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 때문에 김 총장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 확산됐고, 총장추천위에 참여했던 교수는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