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동백꽃
*고향집 동백꽃

 

동백꽃은/ 훗 시집간 순아 누님이/ 매양 울며 보던 꽃/ <이수복, 동백꽃> 감성적 표현이 아닌 그 형상미로도 정말 아름답게 표현했다.

고향집엔 고목 동백나무가 한 그루 있다. 가난을 이겨낸 할머님처럼 아름드리로 굵게 자라서, 의구심이 들 정도의 고목이다. 그 동백나무는 고향집 역사를 한눈에 느끼게 한다. 동백꽃, 하면 거의 상투적으로 서정주 시인의 시와 함께 그의 고향 전라도 고창의 선운사를 떠 올리는 이들이 많다. 아쉽게도 내게 그곳은 멀기도 멀어 여건이 허락지 않아 인연이 닿아 있지 못하다.

 고향집 동백꽃, 할머님 이야기입니다. 생전에 ‘동백’꽃이 피고 나면 열매를 거두어 기름을 짜 머리를 단정하게 하셨다. 동백기름이라 하죠. 또, 할아버님은 동백나무로 바가지. 도장 등 생활용품을 만들었던 게 유년시절 기억이다.

고향집 동백나무는 수령이 약 3백년은 넘었다고 추정된다. 늙은 매화나무처럼 주름살이 흘러온 세월을 역역히 나타낸다.

초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피는 동백꽃은 붉은 색, 그것도 토종입니다. “그대 위하여선/ 다시도 다시도 아까울 리 없는/아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 <유치환>이 시처럼 짙붉은 ‘피꽃’이 주종으로 한겨울에 동박새에게 꿀을 주어 먹여 살리기도 하는 고마운 꽃이다.

 동박새가 그 꿀을 빨아먹고 다니는 결과 암 수꽃의 수정을 시키므로 동백꽃은 조매화(鳥媒花)가 된다. 동백꽃의 일품은 ‘토종 동백,이다. 지금은 왜래종이 보이지만, 그래도 토종인 제주 동백을 치는 것 같다.

 윤광준사진가의 ‘잘 찍은 사진’에 의하면 “오래전 일본의 한 잡지사로부터 동백꽃과 어우러진 제주도 민가를 촬영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적이 있다 한다. 잡지사 데스크가 보내준 촬영 콘티와 동봉된 자료를 보고 놀라고 말았다.‘

자료에는 어떤 것을 찍어도 좋지만 촬영대상은 2월 하순 북제주군 한림읍 조천리 고민수 씨 댁 주변이 좋을 것 같은 이라는 메모가 쓰여 있다.” 사전 정보와 관련 자료를 통해 이미 현지에 대해 정확이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발췌)” 그 일본 잡지사가 ‘제주동백’을 제일로 치는 이유이고 또 그이유가 무엇일까?

동백꽃은 겨울 끝인 12월부터 피고 지면서 5월까지 꽃을 피운다. 붉은색으로 꽃이 피고 이틀이 지나면 떨어져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아름다움을 주기도 한다. 동백을 노래한 시인은 대표적으로 서정주 시인의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고랑으로/선운사 동백꽃을 보로 갔더니/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먹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나는 집 사람과 같이 고향에 가면, 동백나무에 막걸리를 주며, 지금껏 고생을 많이 했다고 위로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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