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봄의 붉은 기억
'세상사는 이야기' 봄의 붉은 기억
  • 변혜원
  • 승인 2019.04.14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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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이 찾아와도 바람은 아직 시립니다. 봄볕을 따라와 피어난 꽃들이 이 바람에 몸을 움츠립니다. 하지만 움츠린 몸으로 짓는 꽃의 미소까지도 아름답습니다. 활짝 피어도 예쁘고 움츠려도 예쁜 저 꽃의 미소를 닮고 싶습니다.

 우린 어쩌면 꽃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슬프거나 힘들면 절대 아름답게 미소 짓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곡하거나 눈물짓거나 분노하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표정입니다. 슬퍼도 미소 지을 수 있고 절망 속에서도 가만히 웃음 건져 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분명 보통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어쩌면 성인에 가까운 편이기도 합니다. 고통 속에서도 슬픔 속에서도 미소 짓는 그 마음, 그 마음이 우리의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사람이 그만큼 익어 갔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깊이 익어 그윽한 삶의 향기, 그 향기가 미소로 번지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 언제부턴가 아픔을 그냥 단순하게 아픔으로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아픈데 마음까지 아픈 것은 어리석음이라는 정의가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지금 모든 삶이 나를 관통하는 것을 그냥 바라만 보려고 합니다.

 싫다 좋다는 생각 없이 모든 삶이 그냥 나는 지나 지나가게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조금 몸은 아파도 마음은 편안합니다. 몸이 아프지 않다면 지금 무엇을 할 텐데 하는 아쉬움에 대한 미련이나 집착도 없습니다. 몸이 아프지 않은 것은 지금의 내가 아닙니다. 지금의 내가 아닌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스스로 괴로움을 만드는 일입니다.

지금의 나는 몸이 불편함으로 조심해야 하고 그 불편함으로 마음까지 불편해지지 않도록 해야만 합니다. 지금 이상태가 싫지도 않습니다. 나는 다만 미소 짓고 싶을 뿐입니다. 내게 다가온 모든 삶을 향해 미소지으며 나를 지나치게 하고 싶을 뿐입니다.

모든 삶이 나를 지배해도, 분별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기를 나는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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