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정바다 풍광입니다
*부산 송정바다 풍광입니다

 파도는 들 때보다 날 때 더 조심스럽습니다. 큰 소리로 밀려왔던 파도가 날 때는 아주 작은 소리로 스르르 사라져 갑니다. 사람이 드는 자리보다 나는 자리가 중요합니다. 나가는 자리를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의 시간과 삶의 내용을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듦은 탄생이고 인생의 나감은 죽음입니다. 인생의 나감, 그 시간에 나는 물결처럼 그렇게 조용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떠나고 싶습니다.

미련이 남아 울기보다는 후회 없는 한 생애를 살아 온자의 그윽한 미소를 짓고만 싶습니다. 가야할 길의 두려움에 떨기보다는 지혜를 실천해 온 자의 당당함으로 이 생의 밖을 향해 걸어가고 싶습니다.

 바다에서 물결이 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귀 기울이지 않은 그 소리를 단아하고 고요합니다. 나의 생을 나가는 시간의 소리도 저 물결의 소리와 같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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