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다 보니 쉬고싶었나
7월 이니까,
구름 뒤에 기대거나
빗물 속에 잠기고 싶었다

파랗게 자란 벼가
목이 타서 고개를 꺾고
미나리 밭에 물 흐르는 소리 대신
사납게 개가 짖으니

이 모순(矛盾)된 시간을 견디느라
곰팡이가 피도록 잠 못드는 밤이면,
차라리 원망한다

단숨에 피우고 영글게 하려던
그 정열과 패기는
죄다 어디 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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