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하늘을 올려다보는 횟수가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반짝이는 별은 생각만 해도 우리들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UN이 지정한 "세계 천문의 해"라 하니 별과 천문학을 향한 우리들의 관심이 여느
해보다 커질듯 하다.

고대 동양의 천문학은 모든 학문의 근원으로, 의학과 풍수지리뿐만 아니라 정치에
도 중대한 원리가 되어왔다. 우리 민족은 일찍이 청동기 시대부터 천문에 관심이 높
았는데, 삼국시대엔 중국보다 탁월하고 독창적이었다.

고구려 벽화에는 중국 천문도에 전혀 나타나지 않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가 확연히 그려져 있다.
신라의 천문학을 상징하는 첨성대는 중국전통 천문대와는 그 모양과 구조가 완연히 다르다.
조선 세종 때엔 우리 천문학이 중국을 당황하게 할 경지에 이르렀으나, 이후 일제강점
기와 한국전쟁이 모든 과학기술 발달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도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 우리는 130억광년 거리의 천체를 본단다. 이론상 우주의 나
이가 137억광년이니 그 한계에 기쁘게 닿을 날도 머지않았다. 오늘밤에도 가장 어둡고
맑은 하늘을 찾아가, 깨어서 연구하고 있을 대한민국 천문학자들에게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모하는지 밤하늘의 별을 따다 드리면 믿으리까!
그렇게 절대적이며 손에 잡히지 않는 별을 향한 천문학자의 정열과 같이,
기축년도 사랑하고 노력하며 살아내고 싶다.
또한 새해에는 별을 보듯, 보다 더 멀리 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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