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옛날 옛적에 어떻게든 먹고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속담일 거다. 비슷한 의미의 일본속담
花より団子(꽃보다 경단)에서 그 제목을 따온 일본만화를 우리나라
공영 방송사에서 드라마로 제작했다.

‘꽃보다 남자’라는데, 특별한 이유없이 인기가 초절정이다. 아직도 가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세대라서 그런지, 제목에
서부터 실망하면서도 관심을 갖고 드라마를 들여다봤다.

참 비현실적인 신데렐라 드라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탓이기도 하겠지만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 위로 혹은 대리만족을 느끼는 도피성 짙은 우리
현실이 서글펐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조카들부터 무턱대고 열광하기에
우리나라 10대들에게 미치는 교육적인 역효과다.

공자(孔子)는 모든 사람이 인덕(仁德)을 지향하고, 인덕을 갖춘 사람이 정치적
으로 높은 지위에 앉아 인애(仁愛)의 정치를 한다면 세계의 질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부강한 사회를 위한 개개인의 소질 개발도 참된 자아
실현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오늘의 우리 경제가 끝모르게 어려워지고 사회질서가 무섭게 흐트러진다고 해서
‘꽃보다 남자’는 아니다, ‘꽃보다 경제’도 아니다.
반드시 ‘꽃보다 사람’ 이어야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다.

어려운 이웃도 사람이 돌보고 경제도 사람이 살린다. 사람다운 사람을 위해 모든
사회조직이 지식교육과 정서교육 그리고 실천교육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더욱
책임감 있게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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