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파티 단골 메뉴 햄버거·피자·초콜릿, 대형마트 묶음 과자

트랜스 지방이 도마에 올랐다. 과자.팝콘.도넛.치킨 등 기름에 튀긴 바삭바삭한 간식들이 당뇨나 심장병.뇌졸중 등 갖은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에 엄마들은 위기감마저 느낀다. "우리 집에는 트랜스 지방이 발 못 붙이게 하겠다"고 굳게 결심하는 주부들. 그런데 곧 "세상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날아든다. 내 아이 유혹하는 "트랜스 지방 제거 5대 걸림돌"을 모아보았다.


☞ 유해식품을 절제하는 훈련이야말로 앞으로 아이가 겪게 될 인생의 갖은 유혹을 극복하는 연습과정 아닐까. 엄마부터 주변에 "내 아이에겐 이런이런 음식을 안 먹이고 싶다"는 소신을 밝히는 "커밍아웃"이 필요하다.
① 특별 이벤트니까…

아이들 생일상은 패스트푸드가 점령한 지 오래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세트를 시켜주는 게 일반적인 풍경. 집에서 상을 차리더라도 치킨과 피자를 시키는 건 기본이다. 과자와 초콜릿도 이 날만큼은 지천으로 깔린다. 평소 아이에게 인스턴트 식품을 잘 안 먹이는 엄마들까지도 별다르지 않다. 아이 친구들의 건강을 생각하기보다 기호에 맞추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개인적으로 학교로 보내는 간식도 트랜스 지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도넛과 햄버거가 단골메뉴. 이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니까"란 이유로 선택된다. 트랜스 지방이 "상"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학원에서 시험을 잘 봤을 때 과자를 받아오기도 하고, 성적이 올랐거나 상장을 받아 왔을 때 부모가 치킨이나 피자를 시켜주기도 한다.

☞ 어른부터 "한번쯤이야"라는 기분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트랜스 지방에 길든 아이들 입맛을 바꿔놓을 수 있을 듯.

② 손자한테 선심 작전

아이들에게 할머니.할아버지집은 공부 스트레스와 엄마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구다. 손자들이 모처럼 찾아온다면 한아름 과자부터 준비하는 할머니, 아이를 수퍼마켓에 데리고 가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고르라는 할아버지.

아이는 물 만난 고기가 된다. 엄마 입장에서 왈가왈부하기도 어렵다. 용기를 내 과자의 유해성에 대해 한마디 했다가는 "유난 떨지 마라" "나 애 키울 때 과자 다 먹였는데도 잘만 컸다" 등의 핀잔을 듣기 일쑤다.

☞ 언론 보도 등을 활용해 어른들에게 트랜스 지방의 위험성을 이해시키는 현명한 화법이 필요한 순간이다.

③ 뭐라도 좀 먹어라

입이 짧은 아이를 둔 부모는 트랜스 지방에 관대해진다. 과자든 햄버거든 치킨이든 뭐든 먹으면 살로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주부 A씨는 "여섯 살 딸이 아침식사로 밥은 물론 떡이나 죽도 손을 안 댔는데 식빵에 마가린을 발라 설탕을 뿌려주면 잘 먹는다"며 "이거라도 먹어 안심"이란다. 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주부 B씨는 "아이가 키가 작고 너무 말라 간식으로 과자나 케이크를 일부러 먹인다"고 털어놨다.

☞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의 허점은 칼로리만 높다는 것. 성장의 필수 요소인 미네랄과 비타민 등이 부족한 만큼 정크 푸드로 배 불려 밥 안 먹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결단과 연구가 필요하다.

④ 대형마트의 유혹

가족들과 놀이 삼아 한 달에 한두 번 들르게 되는 대형할인마트. 과자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장소다. 한번 사면 많이 사게 되는 것도 할인점의 특징이다. 포장단위도 크고, 묶어놓고 세일도 많이 한다. "싸니까 일단 사서 수납장 깊숙이 숨겨놓고 급할 때 써야지"란 생각이 들 만하다. 하지만 일단 집 안에 들여놓으면 아이들 등쌀에 하나둘씩 꺼내주게 마련. 수북이 쟁여놓은 덕분에 하나 먹일 걸 두 개 먹이게 될 뿐이다.

☞ 마트 가기 전 쇼핑목록을 필히 적자. 현장에서의 유혹은 단호하게 뿌리치는 용기를 보여주자.

⑤ 스트레스는 더 나빠?

먹고 싶은 데 못 먹게 해 생기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더 안 좋다며 엄마 스스로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아이가 욕구불만이 쌓여 짜증만 늘게 되면 어쩌냐는 것. 다소 몸에 해롭더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먹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처신이라고 판단한 경우다. 또 "남과 다르게 유별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심리도 한몫한다.

☞ 유해식품을 절제하는 훈련이야말로 앞으로 아이가 겪게 될 인생의 갖은 유혹을 극복하는 연습과정 아닐까. 엄마부터 주변에 "내 아이에겐 이런이런 음식을 안 먹이고 싶다"는 소신을 밝히는 "커밍아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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