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은 범어사가 있어 더욱 뜻이 깊고 범어사는 금정산이 있어 장엄과 신이(神異)를 더한다. 신비로운 전설과 자비로운 불심이 하나가 되어 승적 조화를 얻은 곳이 바로 금정산 범어사일 것이다.
범어사는 한국 삼대 본찰의 하나이며 십대 명찰의 하나에 든다고 한다. 범어사 창건 사적기에 신라 흥덕왕(826~835년)때 처음 세워졌다고 하나 일반적으로 신라 문무왕 18년(678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흥덕왕 때 크게 개창(改刱)하였다고 본다.

그 후 여러 차례 전란을 거치는 동안 파괴와 중창을 거듭하면서 범어사는 이 나라 본산으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많은 고승(高僧)을 배출하였다.

현재의 가람 배치는 동서를 종축(縱軸), 남북을 횡축(橫軸)으로 하여 건물들이 주로 동향으로 앉아 잇다. 동으로 트인 일주문을 들어서면 천왕문 불이문 보제루를 지나 석가모니의 나라인 대웅전(大雄殿)에 이르는 길이 모두 서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이러한 가람건물의 배치는 산의 형세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서쪽에 불국토가 있다고 신앙하는 정토사상에 기인한 바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절의 주변을 돌아보면 범어사는 온통 땅을 덮은 바위의 무리. 즉 너덜겅 한가운데 지어진 절임을 이내 알 수가 있다. 사람은커녕 나무와 풀도 살 수 없는 그 황무한 땅 위에 절을 세운 옛 사람들의 뜻에는 분명 고해인 이 땅을 정토로 만들겠다는 엄청난 신심이 있었던 것이리라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