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두구동- 스포원 가는 길 "진언사"

 ▲  청각 장애우들과 신도들이 함께 텃밭을 가꾸는 모습.
금정구 두구동 스포원 쪽으로 가다 왼쪽 길로 접어들어 금정구 테니스장 주변을 둘러보면  ‘진언사’라는 간판이 달린 조그만 암자가 보인다.  법당 옆 텃밭에 심어진 상추 등 야채들은 싱그러움을 더한다. 

‘진언사’ 주지 스님, 법명은 "자명".  생활에 불편한 농아들을 돌보는 스님으로 인근에 소문 나 있다.  속세 나이 오십을 넘을까말까한 이 스님은 창원서 만호 스님으로부터 수계를 받고, 남산동에 포교당을 차려 불심을 전하다가 3년 전 이곳에 ‘진언사’라는 암자를 마련하고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자명스님 첫 인상은 무척이나 서민적이고 목소리는 나즈막하다.  진언사 신도들은 약 4백 여명. 자명스님은 “신도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말없이 좋은 일에 앞장서 할 말이 없다” 며 “너무 고마운 불자들”이라고 말한다.
겨울이면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을 담고, 지난해 4월에는 금정문화회관에서 부산시 농아인협회와 주관하여 청각 언어 장애인 합동결혼식을 올려드렸다.  올 5월에도 장애우 합동결혼식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자명스님은 말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언어에 어려움을 겪는 농아 장애인들에겐 무엇보다 할 수 있다란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 사회가 할 일입니다. 그 일을 저와 신도들이 마음 모아 도와드릴 뿐입니다. 부처님의 조그만 가르침을 실행하는 것이죠.” 라고.

또한 “절 텃밭에 농아들과 신도들이 배추와 무를 심고, 수확한 채소로 직접 김장을 담그면서, 현실을 배우고 우리 들보다 더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이 사회에 대한 책임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렇게 오늘도 자명 스님은 신도들과 마음을 섞어 농아들을 위한 마음갈이를 하며 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휘황찬란한 단청을  딛고선 큰 암자도 아니다.  근엄한 포스를 풍기는 스님도 없다. 그저 겨울 언 땅을 녹이는 봄햇살마냥 따사로운 온기를 무럭무럭 키워가는 곳,  ‘진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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