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시장등서 사다가 팔아, 그러나 텃밭 배추도 보여

 

*손님이 "상추가 어데서 온 것이요"하고 묻자. 기장산이라며" 타지방에서 온 것이 아니다" 며 손사래 친다.  뒤에는 "대저 상추" "천량 고추" 박스가 보인다. 글쎄?
 
*기장 물 미역, 파래 등.  기장 돌미역이다고 아낙은 말한다. 맞는 것 같다.  인공재배를 대변 앞바다에서 하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기장 재래시장이 휴일이라 사람들이 정겹게 찾고 있는 분위기다.

 슬슬 따뜻한 봄이 다가오는 이즈음, 나른한 졸음이 밀려드는 봄철의 노곤함을 단박에 풀어주는 특별한 입맛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 끝에 그래도 부산엔 ‘기장시장’이 최고이지 라는 생각을 갖고 ‘봄맛’ 찾아 갔었다.

약 5년 전엔 자주 찾아 갔었으나, 요 근래는 처음으로. 25일 오후 4시경, 날도 흐릿하고 기분도 별로여 상큼한 봄나물이나 사다 먹을까 나선 길이다. 세월이 흘렀으니 지금 만 생각하자? 어떻게 재래시장 분위기가 바뀌었을까하는 생각은 가졌었다.

“그 당시 책가게는 있을까? 텃밭에서 겨울배추를 내 팔던 할멈은 있을까? 덤을 주던 할멈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게 추억이고 인생이니까.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시장은 몰라보게 ‘러시아 대개’ 시장으로 약 3분이 1일 정도 점포가 바뀐 것 같았다. 그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미역, 멸치 등도 두어군데 팔고 있을 정도....

전에는 주로 할머니들이 집 텃밭에서 가꾼 나물, 시금치 등이 시장판이었는데. 지금은 ‘러시아 개’, 제주산 갈치, 상추, 전복, 등 먹을거리가 주류이었다.

 옛 시장정서, 시골인심, 정서는 간 곳이 없었다. 다만 개를 파는 상인들이 호객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 나마 몇 군데 할멈들이 텃밭에서 가꾼 겨울나물, 시금치 등은 눈길을 끌게 했다.

아름다운 시골 장 분위기는 간데없고 가격도 턱없이 비쌌다. 러시아 개 한 마리 가격이(1.5kg) 6만원이라 한다. 그러나 휴일 탓인지 사람들은 시장을 많이 찾아 온 것 같다. 그래도 옛 삶의 향기가 배어난 재래시장을 기억해 두었다가 찾는 것 같다.

상추를 파는 아주머니는 박스에 ’대저 상추‘란 박스를 달고 있는 게 보였고, 대부분 시장 물건은 외지에서 구입해 파는 것 같았다. 이젠 기장시장 분위기가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뀐 것이다.

허기야 다 세월 탓이겠지, 시장 상인들 계산도 ‘정확한 관계’ ’빈틈없는 계산, ‘틀림없는 숫자’ 등으로 정의하는 직선 거래이다. 전처럼 물건 사면 덤으로 주는 곡선분위기는 찾아 볼 수 없다. 시골 기장시장 인심이 도시화 되었다는 것이다.

옛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지킬 것은 지키고 변해야 하는데, 그전 이름난 기장 시골시장 분위기가 아니라는 느낌에 급히 돌아가고 싶게했다.  한마디로 기장시장은 피곤했다.

옛 기장 재래시장 풍경들. 기억에 각인돼 있다. 정리해보면....
비린내가 물씬 하다. 사람 사는 냄새다. 코끝이 맵싸한 시장 통 호객소리, 흥정소리가 넘친다. 살아 있음을 새삼 일깨우는 소리다. 펄떡펄떡 뛰는 생기를 들이 마신다. 채소 한 소쿠리와 생 다시마. 물 미역, 그것뿐이랴.

*기장 갈치가 아니다. 산지가 제주 산이다고 표시되어 있다.

 그 가을 갈치 맛, 물 좋고 질 좋은 갈치에 짭짤한 손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주인의 마음 씀씀이에 배가 불렀다. 또 물미역 씹으며 이에서 뽀드득 소리가 나도록 생생한 그 옛날은 이미 지난 옛 이야기일 따름이다.

 

 

*참개장등   젓갈들이 나른한 봄날... 봄입맛을 돋웁니다.

*쌀은 물론 이고, 상추, 냉이, 들마늘, 미나리, 시금치, 까만콩 등이 지나가는 손님을 부른다. 그러나 10여분 지켜봤는데 흥정하는 분이 보이지 않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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