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및 고무용기 사용에 대한 우려

"다라이"를 아시나요?
집집마다 하나씩 있게 마련인 "빨간 다라이" 말입니다.
다라이(たらい)는 함지박이나 큰 대야를 일컫는 일본식 표현으로 표준어가 아니라고 합니다만, 아직도 다라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고, 그 이름을 가진 고무용기가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고무로 만들어져 "고무 다라이"라고 불리고, 색깔에 따라 "빨간 다라이"로 불리기도 하는 그 대야는 옛날엔 어린이들의 욕조로 쓰이기도 했으며, 지금도 김장을 담거나 겉절이를 버무릴 때 등 다양한 조리과정에서 사용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쭉 보아왔거나 사용해 온 까닭에나름대로 정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방에서 만나는 "빨간 다라이"는 더 이상 정겹지 않습니다. 음식 조리과정에서 플라스틱이나 고무용기를 쓰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이나 고무용기에 담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고분자물질(플라스틱)의 경우, 그 자체로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열과 같은 외부의 영향 때문에 변형이 생기면 구성 물질에 따라서 인체에 유해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고무 대야의 재료이기도 한 PVC(폴리염화비닐) 식기구는 발암성분으로 알려진 가소제를 사용할 뿐 아니라 내열온도도 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낮아 조금만 뜨거운 음식을 담아도 고무 성분이 녹을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음식점에서 아직도 이러한 조리기구들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맛있고 안전한 음식은 친환경 식재료에서 시작하겠지만, 그 식재료가 반환경적인 조리기구로 조리된다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먹기 좋고 안전한 음식을 만드는 일, 무해한 용기를 사용하는 것과 병행해야 될 것 같습니다. 무해한 용기사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해주신 아이디어 하쿠나마타타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아이디어 원문입니다.

무해용기를 사용하여 음식 만들기

무해용기를 사용하여 음식 만들기
[제안자: 하쿠나마타타, 제안일: 2007-06-21]

항상 맛있는 음식점에 가면 뒷끝이 개운치 못하다. 텔레비전에서 맛집이라고 나오면 더 기분이 엉망이다.

설렁탕집을 예로 들어 보자면 순100% 한우에, 옛날 전통 할매솜씨에, 짱아찌도 감식초에 전통간장에, 나물은 영양산골짜기에서 채취한 산나물에, 약초나물무침에 두릅에, 엄청 귀한 재료로 탕을 끓여내고 밑반찬도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그것도 전통방식으로 큰 가마솥에 참나무로만 불을 때서 며칠을 끓여낸다.

그런데 가마솥에서 1000원짜리 파란 플라스틱 바가지로 탕을 퍼낸다. 바가지는 녹아서 모양이 일그러져 있기 십상이다. 심지어 바닥을 긁어대느라, 한쪽 면이 칼날처럼 녹아있다.

구경하고 서 있노라면, 주인은 “장사가 이렇게 잘 돼서 바가지를 한 달도 못 쓴다”고 오히려 자랑하신다. 뜨악~ 더 한 것은 그 탕이 빨간 대야에 퍼부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작은 이동수단에 실려 조리대로 옮겨지고 뚝배기에 나눠 담겨서, 살짝 더 우려서 우리 테이블에 오른다.

귀하다는 약초무침도, 감식초 듬뿍 넣어 빨간 대야에서 무치고, 유기농 배추 겉절이도 마찬가지다. 빨간 대야의 재료는 폐비닐이다. 특히 비닐하우스 등에서 사용된 농약범벅의 폐비닐을 자치단체가 수거해서 돈 주고 갖다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을 녹여 빨간, 가끔은 검정색깔 공업용색소를 첨가해 쪄 낸다. 이게 공정의 전부이고, 식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전제로 만들기에 아무런 법적 제재가 없다. 싸고, 편하고, 플라스틱보다 잘 안 깨지고, 구하기 쉽다고 그것을 사용한다. 그게 뜨거운 물에 녹아서, 식초에 녹아서, 고춧물에 녹아서 우리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내가 식용용기 대형그릇 전문 생산 공장을 세울까하고 주주모집을 고민했었는데, 누가 사 가겠냐는 소리를 들었다. 몰라서, 또는 알고도 사용자가 쓰고, 먹는 우리는 묵시적으로, 또는 몰라서 용인해 주는데 스텐이든, 다른 재질이든 무해한 용기가 법제화되고 강제되어야 한다. 우리는 유해하고 비위생적인 조리용기로 인하여 측정 못할 유해물을 먹고 있다. 조리자의 의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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