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는 어디인가에서 눈을 만나 눈사람이 되겠지요. 그 옛 날엔 화롯가에 둘러앉아 옛날얘기를 구워 먹았지요. 남녘의 할머니는 눈을 쓸고 계시 겠지요. 그리움도 쓸고 계시겠지요. 지나온 시간을 밟으면 눈물납니다. 박제된 시간을 풀어 할머님께 보냅니다. 비로소 마른 잎엔 피가 돕니다. 나를 지우고 누군가의 꿈속에 들어가 다시 꿈꾸고 싶습니다.새봄을 알리는 복수초가 꽃을 피웠습니다. 지난 24일 폭설(제주)에 집 공터에 지난해 심은 복수초가 환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이 복수초는 제주 '방주집 식당' 할머니에게 분양 받아 온것입니다.복수초
한 살이를 끝내고 겨울숲에 눕는 벌레들. 미련을, 집착을 벗고 꿈을 덮는다. 먼 먼 봄을 기다리며 잠드는 저 눈물겨운 생애. 그 건너편에 서성대는 사람들.한해살이 아무것도 맺지 못한채. 흐려진 시야. 쳇바퀴에 갇혀 우물만 깊어가는. 그럴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에게도 아직 기다릴 내일이 있다면......,(사진 노트)요 몇칠전 거센바람이 가을잎인 단풍을 거의 날려버렸다. 우리 집 주위 단풍색이 좋아 한번 친견, '왜 그리 곱지' 말을 걸려했는데 몹쓸 바람이 불어 확 쓸어가 댕그렁 가지에 붙어 있는 가을잎을 찍었다.(12.8
'저의 할머니가 사용하던 家寶(가보) '맷돌'입니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 '세컨하우스' 정원에 놓고 바라보고 있으려면 작고한 할머님이 그리워 집니다. 이 '맷돌'은 할머니가 별채에서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든 물건입니다. 흥미로운 것을 어떻게 이런 것을 조상들이 고안 만들었을가 하는 것입니다. 어쩌든 옛날 할머니의 삶의 모습의 흔적이고 지혜라 놀랍습니다. 맷돌은 현무암(돌)을 넓적한 위짝과 아래짝을에 맞춰 포개어 놓고 위짝에 구멍을 파서 나무손잡이 맷손을 끼워 넣어 만든 것입니다. 위짝에 뚫인 구멍에 콩알을 넣고 매손을 돌리면 두맷돌
간밤 무서리에 온 몸 진저리치더니 들국화 노오란 꽃잎이 눈부시다. 간밤 창을 때리는 바람에 무슨 잎들이 떨어졌을까. 가을이 깊어갈수록 사람이 그립다.오늘은 누가, 어떤 것들이 세상을 뜨는가. 한세상을 환히 밝히고 홀련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계절 . 눈으로 그대를 부른다.
목련이 웃는다. 표정이 없는 하얀미소. 처연하다. 세상 구석구석의 눈물을 사르고. 다시 눈물나는 세상을 보고있다. 목련이 있는 뜨락에선 트럼펫을 불지 말라. 첼로의 장중한 선율로 그를 깨우라. 불수록 꽃이 아니다. 환생이다. 봄밤을 밝히는 목련. 차마 묻지 못한 누구의 이야기인가.
7일 아침 부산 해운대 청사포. 등대쪽으로 가다 '드론'을 날리는 것으로 보고 눈을 모았다. 나이든 분이 '드론'으로 봄을 찍고 있다. 취미를 넘어 프로에 가깝다. 신기해서 관찰했다.말을 걸고 싶었으나 신중한 자세여서 한참 들여다 보았다. 두 사람이 팀이 되어서 봄을 드론으로 즐기는 같았다. 기자도 '드론'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시험 날기를 해보지는 못했다. 청사포가 드론 금지구역인데 모르는 듯 열심히 작동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늘 나를 맞이하는건 '바람이다. 나는 가끔씩 바다에 나와 쉰다.그리고 바다의 소리를 듣는다. 바다엔 색깔이 있다. 사진은 마음으로 찍는다.결 좋은 이 바람은 누가 빗질해 보낼까요.지나온 시간을 밟으면 눈물이 납니다. 박제된 시간을 풀어 그대에게 보냅니다. (사진은 부산 기장읍 연화리 해안가 입니다.)
연꽃 계절이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두구동, 삼락동 연밭, 곰네 세 곳, 여름이면 연꽃을 피워 시민들을 즐겁게 한다. 지난 21일 흐린날씨도 곰네연밭에 많은 관람객이 찾는 모습이다.최현돌 전 기장군수가 약 10여년전 조성, 여름이면 연꽃이 활짝 펴 시민들을 불러 즐겁게 했으나 현재는 관리탓인지 볼품이 없어 홍련은 거의 없고 백련천지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럼에도 지난 일요일, 연밭 위에 식당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붐볐다. "경제가 어려운데 이용객이 많아 다행이다"고 어느 시민은 말한다.
봄 바다 아름답습니다. 제주 동쪽 마을 성산읍 시흥리 바다에서 작업했습니다. 봄이라 그런지 마음도 싱숭생숭합니다. 기력도 거의 소진돼 충천 차 제주에 왔습니다.설렘이 앞서는 용눈이 오름도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그 가까이 있는 제주4.3사건과 관련이 있는 다랑쉬 오름 주위도 둘러 봤습니다.‘지슬’이라는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영화를 찍은 용눈이 오름 분화구는 녹색을 땅에서 끌어 올리라 안간 힘을 쏟는것 같은 느낌입니다.다랑쉬 오름으로 들어가는 초입부터는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일대엔 지금 고사리를 캐는 사람
살랑 바람, 목련이 집니다. 희다 못해 고고 하더니. 거뭇거뭇 고대 썩어 떨어집니다. 떨어진 꽃잎엔 며칠의 아름다움은 흔적도 없습니다.떠날 때 깨끗하게 가야지. 목련 질 때면, 아치마다 속옷 갈아입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흐려 마음까지 흐린 날, 마음의 속옷을 갈아입습니다.
그 덥던 폭염이 지나고 폭우가 쏟아지드니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을 불러 드렸습니다. 금정구 명소인 금정산 자락입니다.
/목탁소리가 들립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범어사를 갔습니다. 이 작품을 찍으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범어사 뒷길로 올라가다 대성암 가기전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비가오다 잠깐 하늘에서 빛까지 비춰져 습니다. 그저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 돌아왔습니다. 사람이 빠져 나온 산과바다. 누가 저 빈 들에 가을을 풀어 놓을까요. 우리들이 두고 온 길도 가을로 들어 섭니다. 그 길은 비에 젖고 바람에 젖으며 홀로 깊어가겠지요. 날마다 저녘 어스름에 잠기겠지요. 가을밤 등불켜고 나를 익히는 사람은 누굴까요. 가을 외로움은 희열입니다.(사진노트: 지난18일 제주 관광 명소인 '용눈이 오름'에서 작업한 것입니다. 감성적인 표현을 하자면 '용눈이 오름'이 가을을 불러 드립니다. ' /높은 하늘에. 하늘은 푸르고. 하얀 구름이 바람에 흐르며 언
여름을 찾아 작업한 경주 삼릉의 풍광입니다. 신라 선덕여왕 등 이 뭍혀 있다는 삼릉에 혹시나 안개와 빛내림이 찾아들까해서 22일 부산에서 새벽4시경 출발, 연꽃밭인 안압지에 잠시들려 연밭상태를 둘러봤습니다. 올해는 연밭일대가 정돈된 분위기이나. 아직 연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내달 5-6일경이라야 꽃을 피우리라 예측해 봅니다. 그러나 연밭이 싱그러운 여름향를 마시고, 삼릉에 들려 여름풍경을 작업하고 귀부했습니다.
경주 삼릉입니다. 안개가 흐르면 세월도 흐르고, 사람의 마음도 정화시키는 가 봅니다. 이 곳 '삼릉'에 안개가 사쁜히 내려 앉으며 세상사 잊고 몽환적인 환상을 자아내는 설렘을 느낄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선가 사진가들은 안개와 소나무가 만나는 극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밤잠도 잊고 새벽녘 이곳을 찾아 갑니다.그런데 안개와 소나무가 상면하는 장면은 쉽게 마날수 없습니다. 기자도 10여년 이 풍광을 포착하기 위해 찾아 갔지만 허탕이였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다'는 속담과 같이 '풍광
마음이 복잡하다. 범어사에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욕심을 버리는 법. '잡념을 지우는 법' '심플하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절에서 싱그러운 자연과 함께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예야! 매화에 불 주어라' 어느 선학이 이야기다. 범어사 무비당이 계시는 선방에 늙은 매화나무 가지에 꽃을 달고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어차피 오는 봄인데 매화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눈감으면 소리 들린다. 바람을 놓아주는 매화나무들, 고개를 들어 바람을 마신다. 녹슨 심장에 피가 돈다. 푸른 날
'사연이 있는 온천천 무궁화 꽃' 언젠가 A씨가 금정구의회 의장이 되고 난후, B 주민도시위원장과 함께 부산시가 온천천 정비 사업을 추진하며 잘못된 조경수를 일부 무궁화로 교체토록 했다. 당시 심은 무궁화가 함초롬이 꽃을 피워 지나는 길손들 눈을 사로 잡는다. 잊혀서는 안되는 대목이다. 그 당시 선출직들은 금정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소통을 했다. 세상이 바뀌는데 지금 선출직들은 어떤가? 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무궁화를 심도록 한 분은 이젠 선량한 주민으로 돌아가 오늘을 살아가는 삶에 충실하고 있다.
훅! 덥다. 바닷가에서 여인이 높이 발로 모래위를 차며 오른다. 젊은 시절을 생각하며...멀리 우도(제주)가 보인다. 더위는 자연훼손에 대한 앙갚음인지 심한 것 같다. 서민들에게 더위는 원망이 서린다. 비가 내리지 않고 폭염이 이어지자 땅거북이 생기고 농부들은 농사를 할 수 없다고 야단들이다.
저 푸른 하늘과 푸른 바람은 대자연의 노여움인가. 축복인가. 쏟아지는 햇살. 침묵의 불볕. 가는 곳 마다 말없음표 또는 의문부호. 우리 시대의 장마는 무엇이며, 소나기는 무엇인가. 오후엔 시위하듯 떼구름, 소나기 느닷없이 대지를 때리고, 다시 침묵에 잠기는 수상한 여름.
몽환의 바다를 건너 몸을 떠는 6월, 함께 섞이지도 못하는 사람들,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같이 있어도 눈길 피하고 손을 잡아도 믿지 못하는 낡은 반복,이쯤에서 우리 잠시 쉬어 가자. 일출봉 바닷가 박무를 보며, 장마도 숨을 고르는 주말. (제주 성산포에서 6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