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 그리워 한 잔, 그러면서 세월 보내고, 이젠 머리가 희끗희끗해 중노인 한탄하며, "그래도 북면이 아름다웠다"며 옛정을 노래하는 모임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남산동 녹담 산악회" - 약 10 여 년전 북면 중앙점인 남산, 구서동 주민들이 친목을 위해 구성한 이 모임체가 아직도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매달 나들이 산행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1인당 회비 1만5천원씩을 내고 버스 한대를 빌려 43명이 함양 황석산을 올랐다. 옛 서정이 물신 풍기는, 소박한 이 모임체의 이름은 남산동 불광사 인근 ‘녹담 약수터’를 인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애초 10여년전 발기는 혈기왕성한 김창호, 김제손, 송진모, 엄상호씨 등이 모여 이웃간 두레정신을 이어받기위한 고향정신에서 출발한 것. 현재 회원은 87명으로, 회장은 김종국씨가 맡아, 남이 부러워할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 한다. 여느 모임체보다 고향인 옛 북면을 생각, 선-후배가 모인 모임체라, 서로 형님-동생하면서 호형호제해, 다른 사람들이 보면 샘이 날 정도라 하니 말을 않해도 분위기는 읽을 만하다.

이곳 남산동-구서동은 이런 분위기 탓인지 옛부터 출중한 인물들이 많다. 민족소설가인 고 김정한, 그리고 고 정익상 옹(정우택 전 금정구의회 의장 부친) 면의원, 동래교육장을 지낸 강용지씨 등 이분들은 대대로 지금도 이곳에 뿌리를 이어오고 있는 토박이들이다.
할말은 많다. 도심에 밀려 옛 정서가 날로 바뀌는 요즘의 세태를 한탄하며 이런 모임체라도 있어 서로 보고 아름다운 옛날 이야기를 틈 없이 할 수 있어 좋다한다.

엄상호씨는  모임이 있는 날이면 “전날 저녁부터  잠이 안 온다” 고 한다. 이런 모임체가 어디 그리 흔한가... 갈수록 아쉬워져 가는 옛 서정에 도시 인심, 아름다움을 실어나르는 건강한 모임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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