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와 관련된 언급도 그렇다. 진정으로 모든 절차를 밟으려면 사업타당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부터 받아야 한다. 정치적 치우침이 없는 전문가들로 하여금 경제성, 기술적 타당성, 문화재 훼손문제 등에 대해 정밀조사를 하도록 하고 이 결과를 놓고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경부운하는 말만 요란했지 추진하는 쪽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설계안을 내놓은 적이 없다. 조령산맥을 운하로 연결하려면 배를 산으로 보내든지, 산속에 물 흐르는 터널을 뚫든지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그런데도 장석효 한반도대운하 TF팀장은 “운하는 100% 추진될 것이며 이미 착수했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게 밀어붙이기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모든 절차를 밟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말이다. 결국 ‘일방적 요식 절차’를 밟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요식 절차만 밟아도 ‘1년 뒤 착공, 임기 내 완공’은 불가능에 가깝다. 경부운하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은 문화재 조사에 이어 사전환경성 검토,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고, 사전환경성 검토는 사계절 영향평가를 측정해야 하는 만큼 여기에만 1년6개월은 족히 걸리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특별법을 제정해 한꺼번에 뛰어넘으려 하면서 ‘모든 절차’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