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갈등으로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을 찾아 지역 현안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부산을 찾은 이 대표는 해운대의 한 식당에서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이성권 특보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이 특보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김 실장과 친구 사이인 이성권 특보는 식당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을 몰랐다고 한다. 이 대표와 이 특보는 과거 당 청년 모임과 바른정당 시절 친분이 있다.

식사 자리에는 이 대표와 이 특보, 김 실장,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권 특보는 자리에 앉아 안부 겸 당 상황과 관련해 물었지만, 이 대표는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보는 "당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표께서 답을 하지 않아 계속 물어보기도 그렇고 해서 자연스럽게 다른 대화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대신, 침례병원 공공화병원화 문제와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에 대해 관심을 보여 이 와 관련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9월 이준석 대표가 직접 방문해 현안을 챙긴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안건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고 이 특보는 전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식사 자리는 오후 8시쯤 마무리됐다.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이성권 특보도 알지 못한다고 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당대표로서 지역 현안을 챙긴 것으로 미뤄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무 거부 등의 행보는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이 특보 역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부가 추측하는 당대표 사퇴나 당무 거부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달 29일 저녁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갖던 도중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30일 오전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불발과 자신이 반대한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등 이른바 '이준석 패싱' 논란에 대한 대응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대표가 예고 없이 부산을 방문해 지역 현안을 챙긴 것으로 미뤄볼 때 당 대표로서 민생 행보를 하며 윤 후보와의 장기전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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