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들며 나타난 이른바 ‘불황형 성장’이라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도 주춤하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3분기(2.3%)·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출 급감과 함께 지난해 4분기(-0.3%)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민간소비 덕에 1분기(0.3%)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기 부진이 뚜렷한 상태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줄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앞서 작년 4분기 -0.5%에서 1분기(0.6%) 반등에 성공했지만, 두 분기 연속 성장하는 데 실패했다.

한은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분기 민간소비가 주춤했다”며 “1분기 방역조치 해제로 이들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나타난 데다, 5월 기상 여건도 나빠 대면 활동이 제약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1.9% 줄었다. 2000년 4분기(-0.4%)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신 국장은 “2분기 코로나19, 독감 환자 수가 1분기보다 줄어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했다”며 “연초 방역조치 해제로 방역 관련 정부 지출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 토목건설과 운송장비 부진으로 0.3%, 0.2%씩 뒷걸음쳤다. 민간·정부 소비와 투자가 모두 줄었는데도 전체 GDP가 0.6% 증가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 덕분이다.

실질GDP는 크게 보면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면서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른바 ‘불황형 성장’이라는 뜻이다.

2분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1.8% 축소됐다. 수입의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나 감소했다. 신 국장은 “자동차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반도체 수출도 늘어나 2분기 수출 감소 폭이 줄었다”며 “수입 감소에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재고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분기 수입 증가로 재고가 쌓인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이 2분기에는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이 1.3%포인트(P)로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홀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낮췄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5%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2.8% 늘었다.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 등 위주로 0.2% 성장했다. 하지만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6.0%, 3.4%씩 감소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성장률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수출을 대신해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가 반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중국 경기 부진 등 대외 여건도 녹록치 않은 만큼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좋은 ‘상저하고’ 경기 흐름을 예측하기에는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출처:매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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