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보도...체제위협 세력 될수도”

정정길 대통령 실장 발언 파장

정정길 대통령실장(사진)이 1일 향후 경제위기와 관련, “상황이 매우 엄중하고, 내년 3·4월이 되면 더 어려울 것”이라며 “현 정부나 체제가 위협받을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최고위 참모가 경제난국으로 인한 ‘체제 위협’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서울 마포 한 음식점에서 한나라당 이정현·김세연·이진복·유재중·허원제·현기환 의원 등 친박계 의원 6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정 실장은 “내년 2월이 되면 대졸 실업자들이 쏟아지고, 3~4월이 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부도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들이 (상황을) 구조적 문제로 돌리게 되면 현 정부나 체제에 대한 위협세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빠르게 예산안과 부수법안들이 처리돼야 어려움이 좀 덜어지게 되지 않겠느냐”며 “초선급 의원들이 앞장서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내년 초 대졸자들의 대규모 미취업, 중소기업 연쇄부도로 인한 대량실업 사태의 현실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포리셉션에서 “지금은 한국이 아무리 잘해도 물건을 내다팔 수가 없어 내년이 되면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연결된다.

이에 따라 국회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내년 경기전망을 둘러싼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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