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편의시설 등 인프라 지연

 부산~울산고속도로 일광나들목(부산 기장군)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정관신도시(2만8000여가구)가 ‘유령의 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28일 준공허가가 났는데도 집구경을 하거나 이삿짐을 옮기는 주민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도로 등 기반시설이 미비해 주민들이 입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관신도시와 부산 도심을 연결하는 진입도로는 부산시의 예산부족과 토지보상 지연 등으로 예정보다 1년이 늦은 내년 12월에야 공사가 끝난다. 소방서와 경찰서도 내년에 신설될 예정이어서 당장 화재와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학교도 17개를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초·중·고교 각 1개교씩만 내년에 문을 연다. 나머지는 개교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부동산 경기침체도 주민이 없는 또 다른 이유다. 주택건설업체들은 분양률이 60% 안팎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분양률은 40%에도 못미치는 단지가 많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를 하고 싶지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금융시장이 얼어붙어 대출받기가 어려운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근린생활용지와 상업용지는 아직도 미분양이 수두룩해 문화·상업·의료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려면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입주예정 아파트 4857가구 주민들은 최근 입주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도로는 물론 공공기관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입주하라는 요구는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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