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의회의 파행을 지켜보고 있자니 답답한 마음 금할 수가 없다. 국회 닮아간다며 욕 먹는 여타 지방의회처럼 금정구의회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이 막가파도 아니였다.

한나라당 쪽에서 싹쓸이하겠다고 작심하고  나서지도 않았고,  야당 쪽에서 실력행사 등 강경일변도로 나선 것도 아니다.  상당 정도 협상이 진척됐는데, 딱 2%가 부족해서 이런 파행의 길을 걷고 있다.

한나라당은 부의장과 상임위원 1석, 총 2석을 내놓키로 했다.  생색내기용이 아니라 전반기 의정의 동반자로 함께 가자는 의지였다고 본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였다.  민주· 국참당 내부에서 합의한 인물로 표를 몰아주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다했다.  한나라당 모 의원은 그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말했다.

민주·국참당에선  한나라당의 형태는 입맛에 맞는 사람 앉히기, 야당 길들이기, 진정한 의미의 정당간의 합의가 아니라며 의장단 선거 일정을 보이콧했다.  

금정구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장단 2석에 ‘마음을 비우겠다’  이왕 작정했다면, 마지막 안까지 포용했어야했다. 야당쪽 재선의원은 2명이다.  P의원과는 동행이 가능하고 J의원과는 동행이 불가한가? 역설적으로 그렇게 자신이 없고 두려운가? 하고 묻고싶다.  과반이 넘는 의원에 의장까지 차지한 한나라당의 엄살이다.

민주·국참당 입장에선 과연 후회가 없을까? 명분을 지켰음에 흡족하고 있을까?  기회라면 기회랄 수 있는 계기를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닌가 자문해봐야 한다. 야당 의원들이 퇴장했음에도 박인영 의원은 8표를 받아 부의장에 당선됐다.  ‘부의장 사퇴’까지는 너무 멀리 간 것이다. 결과적으론 야당측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는 것이 구민의 ‘민의’가 반영되는 것이다. 

다수당의 일방통행이라 시끄럽고 비난받는 것은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전반기 의장단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도 유리하다. 구의회가 폐지에서 유지쪽으로 다시 유턴하고 있다.  이번에 소수파 의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다음 7대 의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치 선배로서 후대를 생각한다면 이번 사태는 ‘실기’다.  비한나라당의 정치씨앗 뿌리기 측면에선 그렇다. 충실한 의정활동으로 쌓아온 전대의 좋은 이미지를 ‘감투싸움’으로 비칠 빌미도 제공했다.  내부적으로 추호의 후회도 없을만큼의 토론과 논의를 거친 정제된 결정인지, 진정 민주적으로 소통된 결과물인지 의문스럽다. 과욕이 제로를 만든 셈이다.

새롭게 의회가 출발하지만 두 쪽은 상처만 생겼다.  ‘일방통행’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전혀 새로울게 없는 한나라당.  기회를 놓치고 시작부터 ‘발목잡기’ 굴레에 갇힌 야당. 또 5대 의회 후반기처럼 ‘밥 따로’, ‘일정 따로’를 되풀이하며 의사국 직원들 괴롭히고, 뒤돌아서 집행부의 조롱을 받을텐가.

나쁜 짓은 빨리 배운다고 했다. 정당공천제가 생기더니 지방의회에서도 중앙정치판의 꼴보기 싫은 장면을 리플레이해 보여준다.  구민들은 변하는데 지방의회는 ‘제자리걸음’이다.  

금정구는 ‘ㄱ’이라 그런지 부산시에서도 좋지 않은 예의 늘 첫번째로 등장한다. 해운대의회 진보신당 의원들이 자비로 보좌관을 채용하고,  관내 다섯가지 최우선 과제를 정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부럽기 그지없다. 이런 유쾌한 뉴스를 금정구민에게 전하고 싶다. 발전적인 일로 ‘처음’ 을 장식하는 것, 지금으로선 멀게만 느껴진다.

저작권자 © 금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