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진주 갑)의 보좌진이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공격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사건의 몸통을 조사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은 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가해 홈페이지를 마비시켜 선거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공 모(27)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최 의원이 한나라당의 홍보기획본부장을 맡은 고위직 인사이고 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의 홍보본부장을 맡았던 만큼, 공 씨에게 해당 범죄를 지시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던 일주일 전, 공 씨가 건강 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한 것 역시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지적된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같은 시간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도 동일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정작 이들이 겨냥한 것은 박 후보의 낙선이었음이 분명하다"며 "국민의 손으로 ‘정당하게’ 뽑은 권력만이 정통성을 갖는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국가의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이 일개 의원의 비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한다면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이버 테러가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선대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수 새진보통합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신이 직접 책임져야 할 사안을 9급 보좌진에게 덮어씌우는 행태는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며 "최 의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검찰에 출두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사건의 몸통인 최구식 의원과 (나경원 캠프의) 선대본부장 박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즉각 소환 조사하고 국민에게 진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최구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사건의 내용을 전혀 모른다"며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처럼 황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혐의를 받고 있는 공 씨가 1년 3개월 동안 일한 운전기사라고 설명하며 "제 운전기사도 범행을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고 저도 그 말을 믿고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며 "수사당국이 진실을 밝혀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최 의원은 "만약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 사퇴하겠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최 의원의 설명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당 보좌진이 엄연한 국가기관을 상대로 사이버테러를 저지른 것인데, 운전 기사가 혼자 그랬다고 하면 누가 믿겠냐"며 "한나라당에 엄청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황당무계한 일"이라며 "경찰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 의원의 홈페이지는 방문자가 많아 이날 오후 페이지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는 보도다.(매체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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