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체가 시행된 지 15년이 되었다. 그리고 본인이 금정구의회에 들어온 지 9개월이 지나고 있다. 지난 9개월을 보내면서 우리 금정구청이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행정서비스의 현주소는 어디이며 어느 정도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기초 자치단체장에 도전했던 많은 후보자들이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경영마인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즉 주민과 가장 근접하여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초자치단체의 장은 경영마인드를 갖고 있는 최고 경영자(CEO)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마인드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최고경영자 출신이 정치와 행정조직에 진출하였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상의하달 식의 행정을 펼친 것에 비하면 지방자치제도의 도입으로 행정서비스의 질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민들은 행정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서비스와 기초자치단체의 행정서비스를 비교해 보면 행정서비스의 현주소를 비교적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외부환경이 바뀔 때마다 발 빠른 변화를 시도하였다. 생산자 중심의 시장질서 하에서는 단순히 제품을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공급을 하던 차원이었다.

그런데 시장이 생산자 중심에서 고객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기업은 점점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내어놓기 시작하였다. 결함이 있는 제품은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해서 고객을 달랬다. 여기에서 더 나아간 것이 결함 자체가 없이 무결점의 제품을 생산하는 이른바 비포서비스(B/S)체제이다.

그런데 경쟁은 기업을 여기에 머무르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이제는 고객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하여 고객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맞춤형 상품 생산체재를 도입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경쟁이 치열해 지면 앞으로 또 어떻게든 또 다른 체제와 서비스가 출현할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의 행정서비스는 아직도 애프터서비스 체제에서 답보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정책과 행정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보게 된다. 이제는 비포서비스 즉 무결점의 완결성을 갖춘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더 나아가 주민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한 맞춤형 행정서비스 체제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서비스 실명제의 도입이 요구된다. 이는 책임행정을 의미한다. 자신의 이름을 건 강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발상의 전환과 혁신을 추구하는 공무원에대한 포상과 명예도 주어진다면 이 제도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두번째로 민-관의 인사교류가 제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실시하고 있는 기초자치 단체도 있지만 여러 가지 미숙한 주변 여건으로 인해 크게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민간부문에서 배우고 민간부문의 유능한 인재를 유치한다는 면에서 지속적으로 확대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 철저한 성과위주의 그리고 발탁인사 제도가 필요하다. 능력과 소신, 열정을 갖고 일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보답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한 경제학자의 주장처럼 인류 역사상 이루어진 발전은 모두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조직과 인사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초의원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 주민으로부터 위임받았다는 것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실감한다. 또한 기초자치단체가 주민에 한발 더 다가가고 또한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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