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들인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 열성적인 지지층도 갖고 있지만 비토세력도 만만치 않다. 이 비토세력은 좌파정권의 종식을 염원하는 애국시민들 가운데도 있다.

한 예비역 장군은 이명박 후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단장으로 근무하던 어느 겨울에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임원들을 대동하고 우리 부대에 위문 온 적이 있다. 부대에 도착하면 사단장실에서 잠시 환담을 나누고 참모들과 기념촬영을 한 다음, 점심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10분 정도로 예정된 환담 시간이 이명박 사장의 끝없는 말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 먹었다. 사진 촬영에 대비해 참모들은 추위 속에서 떨고 있었다.

겨우 환담을 끝내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명박 사장의 말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대충대충 대꾸를 해주며 나는 겨우 식사를 마쳤지만 그는 식사도 하지 않고 말만 했다. 그가 떠나고 난 뒤, 나를 비롯한 우리 부대 참모들은 그가 한 말 가운데 기억나는 대목이 없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명박 사장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말이 참 많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연구모임을 같이 한 한나라당 의원도 이명박 후보가 말이 많은 점에 공감을 표시하고 『여론조사 1위의 상황에서 제일 유의해야 할 것은 말 수를 줄여 말 실수를 없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원로 목사는 기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능력이 검증된 이명박 후보가 대한민국을 구할 대통령감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나 부패와 관련된 「한 방」에 무너질 것이라는 시중 소문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력 핵심부에서 근무한, 한 전직 공직자는 『대통령이 되려면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관상도 무시 못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풍조다. 이명박 후보는 얼굴에서 대통령감이 아닌 것 같다는 게 내 주변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명박 후보 비토세력은 주로 50대 이상이다. 이들은 관상이 좋지 않다는 점, 말이 많다는 점, 그리고 「한 방에 무너질 것」이라는 소문들을 근거로 「이명박 대세론」에 부정적이다. 2002년 대통령선거의 경우, 50대의 투표율은 전체의 15.3%이고, 60세 이상은 18.2%였다.

박근혜 후보 비토세력은 30대에서 40대 층이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30대의 투표율은 전체의 23.9%, 40대는 24.1%였다. 30~40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이기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금융기관에 중견 간부로 근무하는 한 40대는 『박정희 대통령 한 분으로 족하지 그 딸까지 대통령이 된다는 점에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고 전제하고, 『내 또래들은 거의가 손학규 후보를 좋아했는데 그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바람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40대는 『박근혜 후보는 비닐하우스에서 곱게 자란 사람이다.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후광이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지 업적이나 능력 면에서 검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내 또래들은 여성 대통령의 출현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이미지가 박근혜 후보에게는 得(득)이 될 수도 있지만 失(실)로도 작용하다고 있다는 이야기다. 업적이 없다는 점, 여성이라는 점도 비토를 당하는 근거로 꼽혔다.

이런 움직임속에서도 비토세력들은 『누가 되든지 한나라당 경선에서 1등하는 사람을 찍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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