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하고 보니 참말 이상타
나란히 걷는 길 몰라 서로 물을 까닭 없지
입술 꼭 깨물고 눈만 들여다봐도 마음
짐작하는 사인걸 그지 여보, 왜 불러 여보.

당신, 하고 보니 그래도 머쓱해
편지지보단 일기장의 주연인데 당신
따질 것도 더 줄 것도 없이 날마다 콩닥콩닥
시소를 타쟎아 우리, 마주앉은 우리.

자기, 하고 보니 좀은 낫네
간지럽게 속살대던 기억이야 동굴 속
뱀으로 또아리를 틀었지만 꼭 닮았네 두 사람
듣고 보니 자기네 나네, 그지 자기야.

세상에 내 맘 같은 사람 없다고들 하지만
따로 또 같이 하면서, 우린 부부야 또 다른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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