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움을 찾아 며칠째  헤맸다.  알려진 '포인트'보다 더 친근감이 드는 금정산'포인트'를 찾아 찍었다. 주관적인 생각이다.

가을의 아름다움은 역시 단풍에 있다. 온갖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이는 11월,  소슬바람에도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을 주워 들면 시인이 아니라도 절로 시정(詩情)이 샘솟는다.
 

이즈음 금정산은 산을 즐겨 찾는 도시인들에게 건강한 마음을 심어주는 단풍잎의 아름다움은 우리네 정서를 순화시켜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배낭을 걸머지고  구서동 물 망골을 가노라면 수북하게 모아 정성스럽게 쌓아 놓은 돌무덤을 만난다.

 언제부터인가 이름 모를 사람들이 나무로 엮어놓은 다리는 가을을 더 운치 있게 해준다. 이 고귀한 마음의 숲으로 엮어진 금정산은 누구의 것인가. 도시생활에 짓눌린 숱한 인간들에게 희망과 생동력(生動力)을 불어 넣어 주는 이 부산의 진산(鎭山). 10여년 전 ‘금정산은 어떻게 가꿀 것인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거창하게 포장된 모임이었는데 결과는 없었다. 전문가라는 나부랭이들이 나서서 그럴 듯하게 생태훼손을 말했다.

 그러나 그 분들은 당시 금정산을 얼마나 아는지 무척 궁금하다. 다들 내노라는 전문성을 가졌을 망정 금정산이 안고 있는 포근한 마음을 읽지 못하고 겉만 전하는 것 같아 웬지 마음이 허전했었다. 좀더 금정산을 알고 부산시민들에게 산(山)이 주는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전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였다.

 개발하면 훼손되고, 자연이 살수 없으면 인간도 살수 없다고 강변만 하기 일쑤였다. 옳은 말인지 모르지만 좀 더 학문을 떠나 단풍잎이 주는 색채를 느끼면서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했었다.  언젠가 금정산 북문쪽에 산을 오르면서 목을 추겨가는 샘을 금정구청이 보수하려 하자 산악단체외 보존회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더구나 싱거웠던 일은 전문직교수까지 ‘생태계운운’하며 옹달샘 보수를 반대한 것이다.  그래도 금정구청에서는 ‘세심정(洗心井)’이라는 운치 있는 ‘샘’을 마련해 놓았다. 그것은 금정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 한 모금의 맑은 물로 심신의 피로를 가시게 해주고 있다. 그건 당초 편협된 생각으로 ‘세심정’을 반대했던 사람들을 일깨워 주는 꺼리가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도 ‘세심정’에서 목을 추기고 있지나 않은지,

이 가을에 기억을 되새기면 씁쓸한 느낌마져 든다.  지금도 그 당시 환경생태 전문가라며 교수직을 활용하든 분들이 금정산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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